제88화
점심을 먹은 뒤, 손태하는 다시 회사로 복귀할 생각이었다.
대표 비서라는 직책상 언제든 연락이 올 수 있었기에 미리 회사에 돌아가 준비해두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여보, 나 먼저 회사 다녀올게. 당신은 아침부터 지금까지 한숨도 못 쉬었잖아. 잠깐이라도 좀 자.”
옷을 갈아입은 손태하는 양지유를 살포시 끌어안았다. 포근하고 향긋한 그녀의 체온에 쉽게 손을 뗄 수가 없었다.
“알겠어. 당신 가고 나면 나도 좀 누워야겠어. 몸이 살짝 나른하네.”
양지유는 말을 마치며 하품을 하듯 입을 가렸다. 몸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으니, 아무래도 휴식이 필요했다.
“그래, 푹 쉬어. 나도 일 끝나면 바로 올게. 쪽.”
손태하는 주변을 재빠르게 둘러봤다. 안순미가 보이지 않자 양지유의 뺨에 살짝 입을 맞췄다.
“다녀와.”
양지유는 수줍게 웃으며 손태하의 가슴을 살짝 톡 치고 손을 흔들어 배웅했다.
손태하는 BMW에 올라타 곧장 별장을 빠져나왔고 도로를 달려 빠르게 회사로 복귀했다.
도착하자 아직 대표에게서 새로운 업무 지시가 온 것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시간을 활용해 공부하기로 했다.
아내 말대로, 우선은 기초부터 예습해두는 것이 좋았다. 모르는 내용이 생기면 동료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괜찮았다. 그런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친분도 쌓일 테니 말이다.
물론, 아내에게도 질문을 보낼 수 있었다. 양지유는 시간만 나면 그에게 자세히 설명해줄 테니까.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새 오후 4시가 되었다.
책을 집중해서 읽고 있을 때, 휴대폰이 진동했다. 화면을 확인하니 윤재형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
[야, 우리 같이 쓰던 집 말인데, 너 아예 안 들어오는 거 아냐?]
두 사람은 얼마 전까지 하늘 아파트에서 함께 방을 쓰고 있었다.
보증금 한 달, 월세 석 달씩 내는 조건이었고 손태하가 거의 들어오지 않아 사실상 윤재형 혼자 쓰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윤재형 입장에선 부담이 컸다.
그래서 손태하가 정말 돌아올 생각이 없다면 더 저렴한 곳으로 옮겨야겠다고 마음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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