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87화

“여보, 여기에서 차도 우릴 수 있어. 당신 차 마시는 거 좋아해?” “어, 그게...” 손태하는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게 웃었다. 사실 그는 차 문화 같은 건 전혀 몰랐다. 고향에서는 손님이 올 때나 부모님이 찻주전자에 대충 찻잎 몇 조각 넣는 게 전부였다. 그는 평소 목마르면 그냥 물 한 컵 벌컥벌컥 마시면 그만이었다. 작디작은 찻잔으로 조금씩 음미하며 마신다니, 얼마나 마셔야 목이 축일까 싶기도 했다. 게다가 그런 번거로운 일은 성격에 안 맞았다. “괜찮아, 여보. 내가 차 마시는 법 가르쳐줄게. 당신 지금 대표님 비서잖아? 그런 자리면 이런 것도 배워야 해. 응?” “응.” 양지유의 말에 손태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속으로는 역시 그녀구나 싶어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는 산골 출신이지만 지금은 대도시, 그것도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이젠 그런 품격도 신경 써야 할 때가 된 거였다. 대표가 차 한 잔 부탁했는데 우릴 줄 모른다고 하면 민망할 테니까. “그래, 당신 말대로 배워야겠네.” “후훗, 우리 여보 진짜 기특하네.” 손태하가 이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이자 양지유는 속으로 흐뭇해졌다. 점점 확신이 들었다. 남편은 착하고 순하고 정말 가르칠 맛 나는 사람이었다. 이러면 그녀의 ‘길들이기 계획’도 무리 없이 진행되겠구나 싶었다. 그때, 집 현관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아주머니가 장 보고 돌아왔나 봐. 여보, 우리 아침에 이사하느라 땀 많이 났잖아. 지금 씻을까?” 손태하가 나가보려 하자 양지유가 그의 손을 슬며시 잡았다. “그래. 같이 씻을까?” 새로 이사 온 집인 만큼 욕실도 엄청 좋을 것 같았다. 게다가 손태하는 아직 욕실 구경도 제대로 못 한 상태였다. 분명히 기억하기론 외부 욕실 하나, 침실 욕실 하나, 그리고 위층에도 하나 있었던 것 같은데. “같이 씻고 싶어?” “그야 당연하지, 굳이 말해야 해?” 양지유의 붉어진 볼을 본 손태하는 가슴이 쿵쾅거렸다. ‘헐... 정말 같이 씻는다고? 이건 완전 꿈만 같은 일이잖아.’ 루프 아파트에 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