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이 잘생긴 청년을 이렇게까지 홀릴 수 있다니.’
양지유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누나는 너보다 훨씬 나이가 많단다.’
물론 양지유도 잘 알고 있었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그녀는 항상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존재였고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언제나 ‘1순위 여신’이었다.
항상 수많은 이들이 그녀를 좋아했고 쫓아다녔으며 지금 이 나이에도 여전히 자신을 마음에 두는 이들이 많았다.
“여보, 그거 뭐야? 옷이야?”
손태하가 들고 온 큼직한 종이봉투를 보며 양지유가 손을 내밀었다.
“아니야. 이거 대표님이 시켜서 받아온 거야. 신입 사원들 입사 계약서인데, 내일 대표님한테 갖다 드려야 해. 내 입사 계약서도 여기 있어.”
“그렇구나. 여보, 우리 서재로 가자. 내가 차 한 잔 끓여줄게.”
“응? 차 샀어?”
“그럼.”
양지유는 말하면서도 입꼬리가 살짝 씰룩였다. 사실 찻상 아래엔 예전에 사 둔 차들이 잔뜩 쌓여 있었기에 굳이 새로 살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남편은 모를 테니까.
“아, 여보. 그래도 이건 내가 들게. 너무 무거워.”
손태하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양지유 손에서 종이봉투를 받아들었다. 꽤 묵직한 편이라 아내가 들기엔 좀 부담스러워 보였다.
“우리 여보, 참 착하네.”
양지유는 그의 옆모습을 보며 살며시 웃었다. 그리고는 그의 팔을 끌어당기듯 붙잡고 자신의 물잔을 들고 함께 안으로 향했다.
서재에 들어선 뒤, 손태하는 종이봉투를 한쪽에 내려놓고 양지유와 함께 자리에 앉았다.
“여보, 무슨 차 좋아해?”
양지유는 자리에 앉자마자 물을 끓이고 다기를 하나하나 닦으며 바삐 움직였다. 그러면서도 눈빛은 늘 손태하에게 향해 있었다.
남편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이 사람을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다른 여자애 하나 때문에 죽을 뻔한 일 따위는 없었을 텐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때의 자신은 정말 너무 바보 같았다. 이렇게 귀엽고 다정한 남편이 곁에 있는데... 이 사람이야말로 진짜 행복을 주는 존재였는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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