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사정남이라고?’
주석호는 의외라는 듯이 땅에 엎드려 있는 사정남을 바라보았다.
‘이 사람 혹여 하권승이 전한 말을 듣고 겁먹은 것인가? 기가 질린 것인가?’
주석호는 웃음을 터뜨렸다.
비록 주강현은 나중에 큰 적이 되겠지만 지금은 그에게 적잖은 도움을 주었다.
주석호는 웃음을 거두고 사정남 뒤의 두 개의 상자를 바라보았다.
“이 두 개의 상자는...”
사정남은 그 말을 듣고 급히 가서 두 개의 상자를 열었다.
“어머나.”
송호, 그리고 뒤에 있던 하인들은 일제히 숨을 들이켰다.
한 상자에는 반듯하게 쌓인 은괴가 가득했고 다른 한 상자에는 갖가지 보물이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마마, 이 물건들을 받아주시길 바랍니다!”
주석호의 눈에 빛이 번뜩였다.
처음에는 주강현이 한마디 내뱉은 말이 그저 사소한 도움이려니 여겼는데 지금 보니 이는 크나큰 조력이었다.
무릇 힘을 기르려면 무엇보다 먼저 재물이 필요하다.
이 두 상자는 바로 자신이 발걸음을 떼는 첫 밑천이 될 터였다.
“허허, 사 가주, 수고했네.”
주석호는 하하 웃으며 앞으로 나아가 사정남을 일으켜 세웠다.
“본왕이 들으니 그날 사 가주께서 사정이 있었다 하던데 본왕이야 능히 헤아릴 수 있네.”
주석호의 이 말에, 사정남은 잠시 멍해졌다.
‘내가 그날 무슨 바쁜 일이 있었다고?’
다행히 그는 똑똑하지는 않았으나 어리석지도 않았기에 곧 주석호가 자신에게 변명할 기회를 준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마께서는 통찰력이 뛰어나십니다. 소인 그날 정말로 바쁜 일이 있었습니다!”
“음.”
주석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즉시 시선을 상자로 옮겼다.
“이 물건들 본왕은 아주 마음에 드오.”
주석호의 목소리는 매우 컸는데 열 장 내에서 모두 똑똑히 들릴 수 있었다.
사정남은 귀가 얼얼했으나 별다른 생각 없이 하인들을 데리고 물러났다.
“마차로 옮겨라!”
주석호는 말하면서 먼저 저택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몸을 돌릴 때 그의 시선은 몇 개의 모퉁이에서 잠시 멈추었다.
하지만 발걸음을 옮기던 찰나 시선이 골목 모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