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사실 공지한은 취하지 않았다. 취하고 싶어 마셨는데 마시면 마실수록 정신은 더 또렷해지고 정신이 또렷해질수록 더 괴로웠다.
공주희는 공지한에게 감히 말도 못 걸고 강은성 옆에 얌전히 앉아 있는 여자를 보고는 지예빈한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저 사람 은성 오빠 새 여자친구야? 지난번에 봤던 엘라는? 또 헤어졌어? 이번엔 왜 기사도 안 난 거지?”
“잘은 모르겠어. 회사 소속의 듣보잡 여자 연예인이라던데 지난번 엘라의 축하연에서 실수로 은성 오빠한테 레드와인을 쏟았다가 잡혔더라.”
“안 됐네. 하필 은성 오빠 같은 바람둥이한테 걸리다니.”
공주희는 정말 그 여자를 위해 기도라도 하는 듯한 가슴 앞에 십자가를 그었다. 다만 이 여자는 나이도 비슷해 보이고 그동안의 인플루언서들이나 톱스타 여친들과는 좀 달라 보였다.
공주희는 그녀가 앉아 있는 걸 보더니, 함께 놀려고 지예빈을 끌고 갔다.
“이름이 뭐예요?”
공주희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하수민이예요.”
“같이 춤추러 가요. 여기 앉아 있는 건 너무 지루하잖아요. 우리끼리 놀아요.”
“네.”
하수민은 공주희의 요청을 차마 거절하지 못했고 사실 본인도 계속 강은성 옆에 있고 싶진 않았기에 환하게 웃으며 바로 승낙했다. 세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술집 중앙의 무대로 향했다.
세 명이 자리를 뜨자 유재윤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물었다.
“대체 지한이 형한테 무슨 일이야? 말 좀 해줘.”
그리곤 강은성에게 붙으며 말했다.
“은성이 형, 형은 알잖아. 빨리 말해줘.”
“난 정말 몰라. 우현이 형한테 물어봐. 우현이 형은 분명 알 거야.”
유재윤은 고개를 들어 우현을 바라봤지만, 그는 단칼에 거절했다.
“나한테 묻지 마.”
“다들 말 안 하네? 그럼 형수님한테 물어봐야지.”
유재윤은 그렇게 말하며 휴대폰을 꺼내 임윤슬에게 전화를 걸려 했다.
“하미 마.”
공지한의 낮은 목소리가 차갑게 울렸다.
“우리 이혼했어.”
유재윤은 놀라서 들고 있던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우현과 지세원이 서로 눈을 마주쳤고 아무 말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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