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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오후 다섯 시쯤 공지한이 도착했다. 임윤슬은 스튜디오에서 미리 준비해 둔 롱 원피스를 갈아입었다. 평소의 단정한 옷차림과 달리 오늘은 저녁 연회에 어울릴 만한 고급스러운 원피스와 은은한 화장까지 곁들였다. 공지한은 차를 건물 앞에 세워두고 임윤슬에게 전화한 후 차에서 기다렸다. 임윤슬이 가방을 들고나와 조수석에 앉았다. 공지한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자 순간 눈빛이 밝아지며 미소를 지었다. “사실 여보 데리고 옷 사러 데려가려고 했어.” 임윤슬은 잠시 멍해졌다가 공지한 말한 게 오늘 저녁 파티에 입을 옷을 사러 가자는 뜻이라는 걸 깨달았다. “좀 일찍 말하지 그랬어요. 나 한참 고민해서 준비했어요.” “난 작업실에 당신한테 맞는 원피스가 있는 줄은 몰랐지.” 공지한은 억울한 말투로 말했다. “우리 작업실엔 샘플이 많아요. 이런 원피스하나쯤은 금방 찾죠.” “여보 말이 다 맞아. 오늘은 이 옷 말고 내가 준비한 걸 입었으면 좋겠어. 분명 좋아할 거야.” 출발 준비를 마친 공지한은 몸을 숙여 임윤슬에게 안전벨트를 매주려 하자 그녀는 깜짝 놀라 등받이에 머리를 부딪쳤다. “괜찮아? 왜 그리 긴장해?” 공지한은 그녀의 뒤통수가 다치지 않았는지 확인하려고 손을 뻗었다. 임윤슬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 그를 째려봤다. “갑자기 왜 그렇게 가까이 다가와요?” “안전벨트 매주려던 거야. 왜 그렇게 놀라? 무슨 생각하는 거야? 얼굴까지 빨개지고.” 공지한은 자신이 너무 억울하다고 생각했다. ‘분명 혼자 괜히 오해해 놓고는 이제 와서 왜 내 탓을 하는 거야?’ “빨리 가요.” 임윤슬은 부끄러움과 화가 뒤섞인 얼굴로 말했다. “네, 마님.” 공지한은 더 이상 그녀를 놀리지 않고 시동을 걸어 차를 몰기 시작했다. 공지한이 말한 가게는 화려한 브랜드 매장이 아니라 한 저택에 있는 수제 드레스 공방이었다. 간판도 없는 작은 공간 안에는 오십 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이 있었다. 둘이 들어서자마자 아주머니는 공지한을 보자마자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이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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