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화

뚱뚱한 중년 남자는 마치 안심이라도 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임윤슬이 홀에 들어왔을 때부터 그의 시선은 이미 임윤슬의 아름답고 매혹적인 드레스 차림에 꽂혀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공지한과 함께 들어오고 두 사람이 내내 붙어 있는 걸 보고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 그저 음탕한 눈빛으로 몰래 임윤슬의 몸을 훑을 뿐이었다. 그리하여 남자는 손에 넣을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남자는 임윤슬과 하룻밤만 보내면 여한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윤하영이 건네준 키를 받아 들고 임윤슬이 향했던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임윤슬은 비틀거리며 화장실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이미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였다. 몸속이 점점 뜨거워지고 벽을 짚으며 간신히 화장실로 들어가 세면대의 찬물을 손에 받아 얼굴에 부었다. 하지만 한동안 얼굴을 식혀도 몸의 열은 가라앉지 않았고 의식이 흐려졌다. 임윤슬은 화장실을 나서고 휴대폰을 꺼내 공지한에게 전화하려고 했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느낌이 이상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공지한을 빨리 찾는 일이었다. 임윤슬이 화장실에서 나오자 중년 남자는 곧바로 문 앞까지 따라왔다. 그녀가 나오자마자 음흉한 손을 뻗어 임윤슬의 팔을 붙잡으려 했다. “아가씨, 괜찮아요? 피곤해 보이는데 잠깐 쉬시는 게 어때요?” 임윤슬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서 벽에 기대섰다. 이마를 찌푸렸고 몸 안의 열기가 점점 더 치솟았고 남자가 다가올수록 숨이 막힐 만큼 뜨겁워졌고 얼굴은 완전히 빨개졌다. “비켜요.” 임윤슬은 정신을 붙잡으려는 듯 허벅지를 세게 꼬집었지만 말은 힘이 하나도 없었다. 부드럽고 흐물흐물한 모습이 오히려 더 괴롭히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남자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약효가 이미 발현되었다는 걸 알아채고 급히 다가와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손목을 잡아 엘리베이터 쪽으로 억지로 끌었다. 임윤슬은 전신의 힘을 다해 몸부림쳤다. 자신이 이 남자에게 끌려가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흐릿한 정신으로 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