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9화
면이 뜨거웠음에도 불구하고 공주희는 10분 만에 큰 그릇을 싹 비웠다. 정말 배가 고팠기 때문일 수도 있고, 지세원이 끓여줘서 그런 거일 수도 있다.
어쨌든 그녀는 국물까지 싹 마셔버렸다.
“앞으론 밥 거르지 마. 그러다 위 다 망가져.”
지세원이 그릇을 치우면서 잔소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배불리 먹고 마신 공주희는 소파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네, 네, 알았어요, 세원 오빠.”
공주희는 소파에 앉아 자기 부엌에서 설거지하는 남자를 바라보며 어딘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정장 바지에 셔츠 차림으로 소매를 걷어붙인 지세원이 공주희의 작은 오피스텔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다니.
‘완벽해 보이는 저 남자에게도 저런 인간적인 면이 있구나.’
지세원이 손을 닦으며 밖으로 나왔다. 그가 당부했다.
“몸 안 좋으면 집에서 며칠 더 쉬어. 굶지 말고, 밥해 먹을 힘 없으면 배달시켜.”
공주희가 큰 눈을 깜박이며 지세원을 바라봤다.
“알았어요, 세원 오빠.”
지세원이 자기가 꼭 엄마처럼 잔소리하는 것 같아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나 갈게.”
“아...”
공주희의 목소리에서 노골적으로 실망한 기색이 묻어났다.
지세원이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쉬워하지 마. 저녁에 먹고 싶은 거 있어? 사다 줄게.”
그 말을 듣자마자 공주희는 금세 기운을 차렸다.
“만둣국이요.”
“만둣국?”
“네. 요즘 엄청 핫한 맛집인데, 회사에서 멀지 않아요. 이따가 주소 보내줄게요.”
“알았어. 넌 좀 쉬어. 나 간다.”
지세원이 떠난 후에도 공주희는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마치 꺼진 불씨가 되살아나고 봄바람에 새싹이 돋아나듯 어떤 감정이 자라나는 것 같았다.
‘나... 기적을 조금 더 기다려봐도 되는 걸까.’
...
공지한 역시 최근 너무 바빠서 두 아이와 함께 놀아줄 시간조차 없었다. 그는 허운재와 계속 연락하며 그곳에 가서 처리할 일을 조율하는 동시에 회사 업무까지 처리해야 했다. 집에 돌아와서도 오랜 시간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
두 아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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