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9화
허운재는 공지한을 슬쩍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설마 기억이 돌아온 건가? 아니, 눈빛을 보니 그건 아닌데. 뭐, 어쨌든 부부끼리 같이 다닌다는데 내가 신경 쓸 일도 아니지.’
그는 임윤슬을 보며 말했다.
“다음에는 나가기 전에 휴대폰 충전 좀 해요.”
우현은 말 없이 공지한을 바라보고 있었다.
표정에는 근심이 묻어 있었다.
‘대체 언제쯤 기억이 돌아올까. 공주와 거래하기 위해 마피아까지 찾아갔는데 설마 강진으로 돌아가기 싫은 건 아니겠지?’
허운재는 임윤슬이 무사히 돌아온 걸 확인하고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제 잠이나 자러 가야겠다.”
공지한은 임윤슬을 걱정하고 있는 허운재의 모습에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저 사람은 누군데 저렇게 걱정하는 거지?’
공지한은 차가운 시선으로 허운재를 바라보면서 임윤슬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누구예요?”
임윤슬은 흠칫했다. 그러고서야 공지한이 허운재를 두고 하는 말임을 깨달았다.
입을 열려던 순간, 허운재가 먼저 씩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당신 처남이라고.”
공지한은 허운재의 말을 믿을 생각이 전혀 없는지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그럴 리가 없죠.”
허운재는 바로 불끈했다.
“왜 그럴 리가 없는데요? 윤슬 씨는 내 동생이고 지한 씨는 내 동생 남편이니 내가 지한 씨 처남이 아니면 뭐예요?”
이미 임윤슬을 동생으로 확신하고 있는 듯 그의 말투는 너무나도 당당했다. 공지한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는데 그 말의 진위라도 따져보려는 듯했다.
임윤슬이 설명하기도 전에 허운재는 이미 휙 돌아서 가버렸다.
우현도 자리를 떴고 복도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
임윤슬이 난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냥 농담일 거예요.”
임윤슬은 허운재가 자신의 오빠라고 주장한 이야기는 아예 신경 쓰지도 않았다. 애초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정했으니 말이다.
그녀는 방 카드를 꺼낸 뒤 문을 열었다.
“그럼 먼저 들어가 볼게요.”
공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임윤슬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다시 돌아서서 그를 바라봤다.
“내일도 같이 밥 먹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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