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0화
공주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내일 나 좀 배웅해 줘. 아침 아홉 시, 부둣가에서 봐.”
공주는 공지한의 방을 나서며 문이 닫히기 직전까지 아쉬운 듯 고개를 돌려 그를 한 번 더 바라봤다. 그러고는 미련을 떨치듯 빠르게 걸어 나갔다.
그녀가 사라지자 공지한도 외투를 집어 들고 방을 나섰다.
...
임윤슬은 방으로 돌아와 막 샤워를 마쳤다. 잠옷 차림에 머리카락을 타월로 닦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우현이나 허운재가 무슨 일로 왔나 싶어 임윤슬은 타월을 내려놓고 가운을 하나 더 걸친 뒤 문을 열었다.
밖에는 공지한이 서 있었다.
그를 보자 임윤슬은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들어가도 될까요?”
공지한이 물었다.
“네.”
임윤슬은 그를 안으로 들이고는 조용히 문을 닫았다.
공지한은 주위를 둘러봤다. 방의 구조는 거의 같았지만 공간을 가득 채운 비누 향이 그의 후각을 자극했다.
“혹시...”
“그게...”
두 사람의 말이 동시에 겹쳤다.
“먼저 말해요.”
임윤슬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다시 타월을 들고 머리를 닦아냈다.
“공주 전하의 유람선이 내일 아침 빈스를 떠나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임윤슬의 손에서 타월이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의 얼굴빛이 새하얗게 굳었다.
이 밤늦게 그가 찾아온 이유가 결국 이별을 말하기 위해서였던 걸까?
왜 끝내 자신이 아닌 공주를 따라 펠리아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을까?
기억이 돌아오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남아달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벌... 벌써요?”
임윤슬은 공지한을 한참 바라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공무를 마쳤으니 더 머물 이유가 없다고 하더군요.”
공지한은 담담히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지는 걸 보고는 걱정이 스쳤다.
‘혹시 어디가 아픈 걸까?’
그는 임윤슬 앞으로 다가가 떨어진 타월을 주워 건넸다.
“괜찮아요? 어디 아픈 건가요?”
그는 걱정과 근심이 담긴 얼굴로 물었다.
공지한의 손끝에 담긴 다정한 온기가 임윤슬의 가슴을 흔들었다.
익숙한 얼굴, 익숙한 말투, 익숙한 표정.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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