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4화
공지한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시선을 임윤슬에게 고정한 채 부드럽게 웃었다.
임윤슬은 그 미소를 보더니 어리둥절했다.
“왜... 왜 웃어요?”
웃는 얼굴이 그렇게 잘생기면 반칙이지.
공지한은 말 없이 미소만 지은 채 임윤슬의 손을 잡았다.
“다른 곳도 좀 구경시켜 줘요. 그러다 보면 뭐라도 떠오를지도 모르잖아요.”
그가 오랜만에 흥미를 보이자 임윤슬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집에 들어온 이후로 줄곧 찡그리던 그의 얼굴이 조금씩 풀리더니 그늘졌던 표정이 한순간에 걷혔다.
그의 분위기는 예전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좋아요. 그럼 서재부터 가요. 지한 씨 어릴 때 사진이랑 학교 다닐 때 물건들도 그대로 있어요.”
임윤슬은 들뜬 목소리로 말하며 공지한의 손을 잡고 방을 나섰다.
서재 안에는 공지한이 받은 상장과 트로피가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었다.
줄 맞춰 세워진 상패들만 봐도 학창 시절 그가 얼마나 성실했는지가 느껴졌다.
테이블 위에는 액자 세 개가 놓여 있었다.
하나는 졸업식 때의 사진, 하나는 공지한이 부모님과 함께 찍은 사진, 마지막 한 장은 네 식구가 함께한 가족사진이었다.
앞의 두 사진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가족사진은 비교적 최근에 찍은 것 같았다.
테이블 한쪽에는 공지한의 노트도 놓여 있었다.
그는 무심코 페이지를 넘겼다. 안에는 그의 필체로 적힌 업무 기록들이 남아 있었다.
임윤슬이 말한 대로 서재는 그가 살아온 흔적으로 가득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머릿속 어딘가에서 낯익은 감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아마 이 방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던 게 틀림없었다.
서재를 나온 두 사람은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가 정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두 아이가 공대훈과 함께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있었다.
보아하니 새로 장만한 장비였다. 헬멧에 보호대까지 완벽하게 갖췄다.
임유승은 이미 혼자서 천천히 탈 수 있을 만큼 익숙해졌고 임유나는 아직 벽을 붙잡은 채 조심스레 발을 옮기고 있었다. 그리고 낮게 투덜거리고 있는 듯했다.
“증조할아버지, 제 옆에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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