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0화
지세원이 고개를 살짝 돌려 공주희를 보며 말했다.
“힘들면 잠깐 쉬어.”
공주희는 멋쩍게 설명했다.
“제가 말을 잘 못 타서 천천히 가고 있어요.”
김시아는 모자를 쓰고 있었지만 얼굴에는 땀이 번들거렸다.
“저도 좀 쉴래요. 두 사람이랑 천천히 가면서 숨 좀 고를게요.”
김시아가 합류하자 지세원과 공주희는 방금 이어가던 어색한 대화를 더 이상 꺼내지 못했다.
특히 공주희는 두 사람을 방해라도 한 것 같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민망함이 발끝까지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가는 길 내내 대화의 주도권은 김시아가 쥐었다.
외국에서 있었던 일이나 전공 이야기처럼 공주희가 끼기 어려운 이야기만 계속 이어졌다.
지세원은 그저 가끔 대답해 줄 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공주희는 두 사람의 대화를 이해할 수 없어서 자연스럽게 입을 닫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더니 문득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원 오빠는 이렇게 자신감 있고 이야기를 주도하는 타입의 여자를 좋아하나 보다. 얘기하고 싶지 않은 게 뻔히 보이지만 꾹 참고 말을 이어가잖아. 역시 사랑은 배려에서 출발한다더니, 진짜였네.’
그 생각이 들자 공주희는 괜히 속이 답답해졌다.
겨우 휴식 구역에 도착하자마자 공주희는 먼저 멈춰 섰다.
“세원 오빠, 두 사람은 먼저 가요. 저 때문에 계속 늦어지고 있잖아요. 저는 여기서 잠깐 쉬다가 갈게요.”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공주희는 바로 말에서 내렸다.
직원이 말을 데리고 가자 공주희는 빠르게 그늘진 의자를 찾아가 조용히 앉았다.
지세원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입술을 달싹였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때 김시아가 웃으며 말했다.
“주희 씨가 말 타는 걸 별로 안 좋아하나 봐요. 아까부터 흥미 없어 보이더라고요. 그럼 우리 둘이 한 바퀴 더 돌까요? 강진에서 이런 큰 승마장 마당은 흔치 않잖아요. 오늘 제대로 즐기자고요.”
지세원은 다시 한번 공주희가 앉아 있는 쪽을 바라봤다.
그녀의 얼굴은 햇볕에 빨갛게 달아올랐는데 뭔가 위축된 모습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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