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4화
지예빈은 한 박자 늦게 상황을 이해하고는 어안이 벙벙한 채로 식탁 앞에 앉았다.
오빠 지세원을 한번 보고, 또 강율을 한번 바라봤다. 그리고 두 남자 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분위기를 바로 알아챘다.
마지막으로 시선을 공주희에게 돌렸지만 그녀는 눈 한번 마주치지 않고 고개만 푹 숙인 채 제자리에 서 있었다.
‘아주 나만 바보가 된 기분이군. 걱정돼서 와봤더니 내가 안 왔어도 주희를 챙겨주는 사람 많네.’
지예빈은 말없이 자신이 포장해 온 흰쌀죽 뚜껑을 열고는 강율이 사 온 족발과 함께 식사하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태연하고 평온해 보였지만 속으로는 천불이 났다.
지예빈은 세 사람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이리저리 살폈다.
‘아주 기가 막혀. 주희는 지금 뭐 하는 거야?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랑 자기를 좋아하는 남자를 왜 한자리에 모아놓았대? 도파민 미쳤네.’
지예빈은 시선을 강율에게 돌렸다.
‘이 자식,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재주 좀 있네. 나한테까지 잘 보이려고 하는 것 좀 봐.’
강율은 위생 장갑까지 끼면서 지예빈을 위해 족발을 발라주고 있었다.
지예빈은 족발을 입안 가득 넣었다. 맛은 정말 훌륭했다.
그녀는 입안이 꽉 찬 채로 웅얼거리면서 물었다.
“이 족발 맛있다. 누가 사 온 거야?”
강율은 으쓱하며 말했다.
“제가 이 집 맛있다고 했잖아요! 선배 입맛이 고급이시네요. 원래는 주희 누나 먹이려고 사 왔는데 누나가 감기 때문에 못 먹는다고 하셔서요. 주희 누나 감기 다 나으면 그때 같이 가게 가서 먹어요. 바로 나왔을 때 먹는 게 훨씬 맛있거든요.”
지예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계속 족발을 뜯었다.
“좋지, 좋지. 너도 같이 먹어. 나 혼자 먹기가 좀 미안하네.”
공주희가 냉큼 끼어들어 대답했다.
“미안할 거 없어. 쟤는 이미 한 통 다 해치웠거든.”
지예빈은 그 말을 듣고 강율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리고 무심하게 물었다.
“그럼 이 음식들도 전부 네가 만든 거야?”
그 질문을 마친 순간, 옆에서 싸늘한 냉기가 확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지세원은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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