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5화
지예빈은 입에 머금고 있던 물을 죄다 뿜어버렸다.
“콜록콜록!”
지세원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왜 이렇게 덜렁대.”
그는 조수석 쪽으로 휴지를 건넸고 지예빈은 허둥지둥 받더니 물을 닦고는 고개를 돌려 오빠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주희가 누구랑 연애하는데? 나는 왜 몰라?”
지세원은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을 줬다.
“아까 그 남자애. 주희 걔랑 사귀는 거 아니야? 산꼭대기에 같이 올라갔다가 감기까지 걸렸다던데.”
지예빈은 한참 지나고서야 겨우 상황을 이해했다.
“강율 말하는 거야? 걔는 주희 남자친구 아니야. 그냥 학교 후배. 요즘에서야 둘이 어렸을 때 잠깐 본 적 있었다는 거 알았지. 주희 외할머니 댁이랑 강율 외할머니 댁이 이웃이었다더라. 그런데 강율 걔가 주희를 좋아하는 게 한눈에 보이긴 하지.”
“그래?”
“여자의 촉은 무서운 법이거든. 그리고 걔 얼굴에 다 쓰여 있어. 완전 티 나. 주희 좋아하는 거.”
지예빈은 아주 자신만만했다.
“주희는 그런... 어린 남자애 좋아해?”
지세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예빈은 오빠가 왜 이렇게 질문이 많은지 눈치도 못 채고 혼자 신나서 떠들었다.
“여자라고 어린 남자 좋아하면 안 돼? 남자들은 영원히 젊고 예쁜 여자 좋아하면서 여자들은 안 된다는 법 있어? 요즘 봐봐, 남돌들 인기 얼마나 많아...”
지예빈은 말하면서 차 안 공기가 싸해지는 걸 눈치챘다.
지세원의 입술이 굳게 다물리고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
‘설마 오빠가 본인 나이 때문에 위축된 건 아니겠지?’
그 생각이 드는 순간, 그녀는 서둘러 말을 바꿨다.
“아, 그런데 주희는 그런 스타일 안 좋아해!”
“그럼 어떤 스타일 좋아하는데?”
지세원은 반사적으로 물었다가 민망했는지 헛기침으로 얼버무렸다.
“그냥 궁금해서 그래. 너희 둘 연애 안 하니까. 엄마가 속 터져서 그래.”
“주희가 좋아하는 사람은 오빠... 오빠 절대 못 맞혀.”
지예빈은 무의식적으로 사실을 말할 뻔했다. 방금 있었던 아찔한 상황에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아무튼 나도 잘 몰라.”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