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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윤슬아, 괜찮아? 밖에서 들었는데 어떤 여자가 성추행을 당했다던데 그게 너야?” “아... 그 사람이 잘못 본 거예요. 나 괜찮아요. 마침 친구를 만나서 먼저 나왔는데 너무 급해서 폰을 두고 와서 미처 말 못 했어요.” 임윤슬은 임상이가 괜히 죄책감 느끼지 않게 일부러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미안해. 윤슬아.” “상이 오빠, 정말 괜찮아요. 얼른 쉬어요.” “집엔 들어갔어? 내가 지금 보러 갈까?” “아직 안 갔어요. 나중에 봐요.” “윤슬아, 네 친구가 혹시 공 대표야?” “네, 맞아요.” 임윤슬은 거짓말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임윤슬과 공지한의 관계를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공지한이 바로 뒤에서 자신이 통화하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알겠어. 그럼 너도 빨리 들어가서 쉬어.” 전화를 끊고 뒤를 돌아보니 공지한이 아직 서 있었다. 임윤슬은 서둘러 휴대폰을 내밀었다. “고마워요.” “오늘 밤 세 번째로 고맙다고 했어.” 공지한이 휴대폰을 받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임윤슬은 고개를 숙였다. 집에 있는 두 아이가 생각났다. 이렇게 늦도록 돌아오지 않으니 분명 걱정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공지한이 돌아서려는 순간 불렀다. “잠깐만요. 휴대폰 한 번만 더 빌려줄 수 있어요? 전화 한 통만 할게요. 금방 끝나요.” 공지한이 아무 말 없이 휴대폰을 내밀었다. 임윤슬은 휴대폰을 받아 전화를 걸었지만 공지한이 자리를 피하지 않자 조심스레 창가 쪽으로 옮겨가 목소리를 낮췄다. “서연아, 유승이랑 유나는 자고 있어? 나 여기 일이 좀 생겨서 아마 내일 아침 일찍 가야 할 것 같아. 응. 오늘은 너가 좀 고생 좀 해줘... 응. 애들이랑 잠깐만 얘기할게.” 몇 마디 당부를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얼굴이 부어 있는 상태라 아이들이 보면 분명 놀라서 걱정할 테니 오늘 밤엔 절대 돌아갈 수 없었다. 그냥 근처 호텔에서 하루 자고 내일쯤이면 부기도 좀 빠질 테고 컨실러로 가리면 될 것 같았다. 임윤슬은 드디어 통화를 끝냈다. “미안해요. 오래 기다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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