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4화
지세원은 공주희와 함께 점심을 먹으려 했지만 오전 회의가 길어지는 바람에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전화를 걸어볼까 하다가 이미 식사 시간이 지났다는 걸 보고 지세원은 휴대폰을 다시 내려놓았다. 공주희가 먼저 먹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비서를 시켜 간단히 먹을 걸 사 오게 한 뒤 혼자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으려는 순간, 복도에서 하이힐 소리가 또각또각 울렸다. 고개를 들자 김시아가 문 앞에 서 있었다.
지세원은 미간을 좁혔다.
“왜 왔어요?”
김시아는 사무실로 우아하게 걸어 들어오더니 소파에 여유롭게 앉았다.
“왜요? 오면 안 돼요? 사랑하는 약혼자를 찾아온 거잖아요.”
김시아는 마지막 단어들을 일부러 또렷하게 끊어서 말했다.
지세원의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
“시아 씨, 저는 이런 농담이 싫어요. 그리고 이런 말은 농담으로도 하는 거 아니에요.”
김시아는 소파 등받이에 살짝 기대며 다리를 꼬았다. 얼굴에는 자신만만한 미소가 번졌다.
“농담 아니에요. 정말 몰라서 그래요? 우리 부모님이랑 세원 씨 부모님은 벌써 우리 결혼 얘기를 하고 있어요. 어차피 세원 씨는 내 약혼자가 될 사람이에요.”
지세원은 순간 멈칫했지만 곧바로 해탈했다.
‘엄마라면 그러고도 남지.’
그는 침착하게 일어나 김시아 앞으로 다가갔다.
“우리가 약혼할 일은 없어요. 시아 씨 약혼자가 될 생각도 없고요.”
김시아는 그의 단호함에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한 치의 여지도 주지 않았다.
지세원은 그녀에게 다시 말을 꺼낼 틈도 주지 않았다.
“우리 부모님 쪽은 제가 알아서 정리할게요. 필요하면 시아 씨 부모님께도 직접 설명할 수 있어요.”
김시아는 벌떡 일어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왜요? 세원 씨도 저도 솔로잖아요. 왜 연애를 해보지도 않고 저를 거절하는 거죠?”
지세원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저는 똑똑히 말해두었어요.”
김시아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양가 부모님을 통해 압력을 넣으면 통할 거라 예상했지만 지세원은 전혀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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