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공지한이 2층으로 올라가 방 안의 문을 닫는 걸 보고서야 임윤슬은 고개를 돌렸다.
임윤슬은 고개 숙인 채 아침을 급히 해결하고 설거지도 하고 정리까지 끝내어 주방을 나서자 마침 운전기사가 초인종을 눌렀다. 임윤슬은 가방을 들고 위층을 한 번 바라보고 몸을 돌려 집을 나섰다.
공지한은 머리가 어지럽고 열이 난 것 같았다. 사실 2층에 올라와 침대에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았다.
계속 아래층 소리와 딩동 하는 초인종 소리까지 듣고 있으니 마치 4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두 사람이 아직 이혼하지 않았을 때 임윤슬은 늘 주방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매일 밥을 해주곤 했다. 임윤슬이 떠난 후 공지한이 유일하게 하는 요리는 죽뿐이었다.
문 닫는 소리가 들리자 임윤슬이 떠난 걸 알았다.
공지한은 멍하니 침대에 누워 잠이 오려는 찰나 휴대폰벨 소리에 깨었다.
“말해.”
“형... 형, 나야. 오늘 회사 안 왔는데 혹시... 회의 잊었나 해서...”
유재윤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전화 너머에서도 공지한의 화가 느껴졌다. 뭔가 욕구 불만인 듯했다.
“몸이 안 좋아. 감기 걸렸어.”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형, 형.”
유재윤이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멍때렸다.
‘어떻게 이렇게 무정할 수 있어? 신경 써서 말했는데...’
소파에 앉아 있던 형제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어리둥절했다.
어제 공지한에게 연락받아 오늘 회의를 하러 온 건데 항상 지각하던 유재윤조차 도착했는데 공지한이 나타나지 않았다. 대표실 사람들도 어디 있는지 몰라 유재윤이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 그런데 공지한 뭐라 했는지 알 수 없지만 회의는 결국 열리지 못할 분위기였다.
“형한테 무슨 일 있어?”
지세원이 유재윤한테 물었다. 공지한은 늘 규칙적이고 어떤 일이 있어도 일정을 늦추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오늘은 심지어 회의 약속까지 잊었으니 다들 의아했다.
“맞아. 형 왜 이래? 회의도 잊을 수 있어?”
강은성도 호기심으로 끼어들었다. 유재윤이 고개를 들자 가장 냉정한 우현조차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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