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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공주희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은성 오빠가 어쩌다가 공짜 표를 줬는데 당연히 가 봐야죠.” 그러고는 잠깐 생각하다가 망설이며 덧붙였다. “사실 오빠가 좋아하는 그 여자랑 같이 가도 되잖아요. 이거 로맨스 영화인데 반응이 괜찮아요. 두 사람이 같이 보러 가면 딱일 텐데.” 지세원은 깊은 눈빛으로 공주희를 바라봤다.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그는 그저 짧게 대답했다. “응.” 공주희는 노트북과 서류들을 품에 안고는 허둥지둥 회의실을 빠져나가려 했지만 지세원이 그녀 앞을 막아섰다. “퇴근하고 바로 가자. 내가 운전할 테니까 주차장에서 기다릴게.” 그 말만 남기고 지세원은 먼저 나가 버렸다. 공주희는 어리둥절한 채로 제자리에 서 있었다. 한참 생각한 끝에 그녀는 결론을 내렸다. ‘설마 그 여자랑 영화를 볼 걸 미리 준비하는 건가? 영화관 위치도 살펴야 하니 말이야.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자꾸 생기는 거지? 왜 내 경쟁자를 위해서 준비까지 같이 해줘야 하냐고.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저녁 약속 있다고 말할걸...’ 퇴근 시간이 되자 공주희는 지세원이 보내온 문자를 받았다. [주차장에서 봐.] 지세원은 하루 종일 그 어떤 서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침에 비서가 서류를 뭉치로 들고 와 결재를 부탁했는데 퇴근 시간이 될 때까지 테이블 위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 한 번도 펼쳐지지 않은 채 말이다. 퇴근 직전 다시 확인하려고 들어온 비서는 순간 자기가 결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하는 걸 깜빡했는지 의심까지 했다. 기대하면서도 긴장되는 마음, 그런 감정은 지세원에게 처음이었다. 그는 심지어 컴퓨터 앞에 앉아 검색창에 이렇게 적었다. [여자랑 영화 보러 갈 때 준비할 것.] 그러고는 필요하다 싶은 것들을 메모해 두었다. 그리고 평소보다 5분 먼저 사무실을 나와 차 안에서 미리 공주희를 기다렸다. 공주희는 퇴근한 후 로비로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정각에 내려왔는데 지세원은 이미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서둘러 차 쪽으로 달려가 조수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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