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7화
택시에 올라탄 뒤에도 지세원은 내내 공주희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눈을 감고 있었다. 그가 잠이 든 건지 아닌지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공주희만큼은 도저히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었다.
오늘 밤 지세원이 내뱉었던 그 강렬한 선언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심장이 계속해서 쿵쾅거렸다.
‘심장 소리가 오빠한테까지 들리는 거 아니야? 제발 좀 가만히 있어, 심장아!’
아파트 앞에 도착해서 공주희가 지세원을 살며시 흔들자 그가 눈을 떴다. 초점이 살짝 풀린 멍한 눈빛이었다.
공주희가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원 오빠, 집에 다 왔어요.”
지세원은 순한 양처럼 고개를 끄덕이더니 혼자 차 문을 열고 비틀거리며 내렸다. 깜짝 놀란 공주희가 서둘러 택시비를 지불하고 뒤쫓아가 그를 부축했다. 지세원은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은 채 고개를 비딱하게 숙이고는 싱긋 웃었다.
“나 괜찮아.”
“네네, 괜찮으시겠죠. 얼른 올라가요.”
공주희는 지세원을 부축해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예전에 지세원이 미리 건네주었던 열쇠가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날 아침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출근길에 회사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지세원이 뜬금없이 열쇠 꾸러미 하나를 내밀었었다. 당황한 그녀가 이게 무슨 열쇠냐고 물었을 때,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대답했었다.
“내 아파트 열쇠야.”
그때 그 열쇠를 손에 쥐고 잃어버릴까 봐 얼마나 꽉 쥐었었는지. 가슴 속에서 번지던 그 벅찬 기쁨은 지금 생각해도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집 안으로 들어온 공주희는 그를 침실로 데려가 조심스레 눕혔다. 수건을 가져와 얼굴을 대강 닦아주고 겉옷까지 벗겼지만 바지가 문제였다. 정장 바지에 꽉 조여진 벨트를 내려다보는 순간, 그녀의 손이 허공에서 딱 멈춰버렸다.
‘이걸 벗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래도 바지를 입고 자면 너무 불편할 텐데.’
공주희는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조심스럽게 그의 벨트 버클에 손을 가져다 댔다. 하지만 처음 보는 수입 브랜드의 벨트가 도통 어떻게 푸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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