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공지한은 눈앞의 여인을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가 감히 아이들을 품고 도망쳤다는 사실과 두 아이를 낳고도 끝내 자신에게 알리지 않았고 알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사실, 지난번에 아이들이 납치당했을 때 도움을 청하러 사무실까지 왔으면서도 끝까지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고, 동시에 가슴이 저렸다.
그는 그녀의 눈동자에 어린 불안과 경계심을 못 본 척하며, 딸을 품에 안고 아들의 손을 잡은 채 담담하게 말했다.
“집에 가자.”
그러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걸음을 떼었다.
하지만 임유승은 엄마가 가만히 서 있는 걸 보고 그의 손을 놓아버렸고, 임유나도 그의 품에서 버둥거리며 내려와 엄마에게 달려가서 오빠와 함께 엄마의 손을 꼭 잡았다. 비록 아빠를 만난 건 기쁘지만, 둘 중의 한 명만 골라야 한다면, 그들의 답은 언제나 엄마였다.
물론, 임유나의 마음 한쪽에는 아빠랑 엄마가 같이 있으면 더 좋을 텐데하는 생각도 있었다.
임윤슬은 아이들을 보며 위로가 돼서 웃었다. 그녀 역시 두 아이가 늘 아빠의 사랑을 그리워해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말을 배우자마자 계속 아빠를 외쳤고, 조금 더 자라 생각이 깊어지자 왜 다른 아이들은 아빠가 있는데 자신들에게는 없느냐 물었었으니까. 그녀는 그때마다 선의의 거짓말로 “아빠는 달에 일하러 가서 돌아올 수 없어” 라고 답했었다. 시간이 흐르며 아이들이 질문을 멈추자, 이제는 습관이 된 줄 알았었다. 그러나 지금 보면 계속 아빠를 바랬던 것 같다.
공지한은 아이들이 엄마 곁으로 가는 걸 보며 화를 내지 않았다. 이때까지 혼자 그들을 키워온 엄마에게로 가는 건 당연하니까. 다만 자신이 그들의 출생과 자라나는 시간들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이미 놓친 건 돌이킬 수 없으니, 앞으로 제대로 잘해주면 될 거라고, 그는 생각했다.
공지한은 무릎을 굽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췄다.
“아빠랑 같이 집에 가자... 응?”
임유승이 물었다.
“엄마는요?”
공지한은 고개를 들어 임윤슬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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