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4장 증거
병원에 도착하자 유지호는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나를 보자 손에 든 검사 보고서를 내려놓으면 물었다.
“희주 씨, 정말 대단하네요. 이미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또 몸을 이렇게 만들어 버린 거예요?”
“어제 열이 40도까지나 났었어요. 그래도 머리는 괜찮은 걸 보니 정말 천운이네요.”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어색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많은 걸 겪고도 살아남은 걸 보면 천운이라 해도 틀린 게 없는 말이다.
유지호는 다시 한번 내 몸 상태를 체크했고 별다른 문제가 없는 걸 확인한 후에야 병실을 나갔다.
그리고 이시연은 유지호가 놓고 간 검사 보고서를 한참이나 들여다보더니 결국은 포기하듯 말했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네요. 어디가 감염되었다고 하는 것 같은데 별일 아니겠죠?”
“암도 버텨 왔는데 감염 좀 된다고 어떻게 되겠어요?”
나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어제 너무 놀라서 그런 것 같았다.
다만 어제 일은 이대로 덮을 수만은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이시연도 어제 소름 끼치는 장면을 생각하며 긴장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희주 씨, 어제 채영 씨가 가져온 컵에서 정말 뭐가 나오기라도 할까요?”
그건 나도 묻고 싶은 말이었다.
소성진의 능력으로 주스 안에 어떤 성분이 들었는지 검사 하는 건 식은 죽 먹기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 얘기도 없다는 게 조금 이상할 따름이다.
한 시간이 더 지나고 나와 이시연이 식사를 마치자, 소성진이 다급히 병실로 들어왔다.
그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고 들어올 때도 손에 든 검사보고서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이 안에 든 게 정말 유나 씨가 탄 게 확실해요? 증거 있나요?”
“만약 그게 맞다면 아무래도 신고해야 할 것 같아요. 잘 생각해 봐요. 증인이나 증거가 있나요?”
나는 검사 보고서를 받아 들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성진을 바라보며 되물었다.
“마약인가요?”
소성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게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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