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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장 네가 한 짓이야?

사실 배진욱도 전에 많은 도움을 줬었다. 그래서 나조차도 이렇게 말하는 게 약간 미안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역시나 내 말은 들은 그의 안색이 더 어두워졌다. 나는 가볍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 “됐어. 약속은 잊지 않았어. 꼭 지킬게. 그럼 됐지?” 그때 이시연의 차가 회사 정문에 멈춰 섰고 나는 바로 자리를 떠나려 했다. 하지만 배진욱은 내 팔목을 꽉 주며 이를 악물고 내 이름을 불렀다. “강희주!”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이었다. 그가 이렇게 내 이름을 부르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른다. 아마 지금 내가 미워 죽겠지? 그건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배 대표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이시연은 차 문을 채 닫지도 않고 나를 향해 급하게 달려왔다. 하지만 혹시나 나를 다치게 할까 봐 선뜻 손을 내밀지 못했다. 나는 이시연을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지금 배진욱과 등을 돌려서 우리에게 이득이 될 건 없다. “진욱 씨, 왜 이러는 거야?” “공적인 일이 있으면 우리 내일, 아니 모래 다시 얘기하자. 내일은 다른 중요한 일이 있어.” “오늘 하루 정말 쉴 틈 없이 바빴어. 그래서 지금 너무 피곤해. 이만 가봐도 될까?” 이런 상황에서는 먼저 꼬리를 내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배진욱도 강압적인 태도보다는 상대방이 먼저 고개를 숙이는 걸 더 좋아한다. 그건 나도 잘 알고 있다. 배진욱은 이마를 찌푸린 채 나를 한참이나 바라보더니 결국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희주야, 언제쯤이면 좀 얌전해질래?” “오늘은 할 말이 있어서 왔어. 타, 끝나고 내가 데려다줄게.” 배진욱의 말투는 가벼웠지만 뭔가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이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이시연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배진욱을 따라 차에 탔다. “마셔.” 차에 타자마자 배진욱은 나에게 우유 하나를 건넸고 우유의 따뜻한 온기가 내 손을 감돌았다. 나도 굳이 마다하지 않고 바로 우유를 받아 마셨다. 정말 너무 바쁜 하루였다. 제대로 앉아서 식사할 시간도 없을 만큼 말이다. 그래도 가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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