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8장 나 혼자 내버려둘 거예요?
이쯤 되니 서유나가 배진욱의 휴대폰에 위치 추적기를 설치한 게 아닌지 의심될 지경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매번 이렇게 정확하게 배진욱의 위치를 찾아낼 수 있는 거지?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나인 걸 보고 서유나 눈 속의 분노는 더 강렬해졌다.
나는 힘껏 옆에 있는 배진욱을 밀며 어서 내려가서 이 상황을 정리하라고 했다.
그리고 백미러를 바라보며 뒤쪽을 확인했다.
다행히도 이시연이 똑똑하게 계속 배진욱을 따라오고 있었다.
“미안, 나도 유나가 요즘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내가 가서 얘기하고 올게.”
배진욱의 얼굴에는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고 그 부분은 나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학창 시절 배진욱이 아직 배씨 가문 도련님이 아니었을 때도 그에게 호감 표시를 하는 여자들이 꽤 있었다.
역시 사람들 안목은 다 비슷한가 보다.
그때의 배진욱에게는 할머니 한 분만 계셨고 가정형편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잘생긴 그의 외모와 뛰어난 능력은 모두가 눈여겨 보고 있었다.
할머니 나이도 있으니 혹시라도 돌아가시면 배진욱은 아예 고아가 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부모 없이 할머니 손에 자랐지만, 학생 때부터 이미 앱 개발을 통해 돈을 벌고 있었다.
누가 봐도 그는 정말 투자가치가 있는 보물이었다.
더구나 나처럼 좀 사는 가문들에서는 거의 다들 배진욱을 데릴사위로 점찍어 두고 있었다.
차 앞에서 큰 소리로 싸우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나는 자기도 모르게 옛날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 보면 나와 배진욱이 연애했을 때는 별로 크게 싸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결혼을 한 후에도 배진욱이 일방적으로 나에게 상처를 준 거지 대놓고 싸우거나 다툰 적은 별로 없었다.
서유나의 아름다운 얼굴에 깃든 슬픔을 바라보며 나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더는 이런 모습을 지켜보고 싶지 않았다.
나는 바로 차에서 내려 일단 이시연과 돌아가려 했다.
배진욱이 이렇게 늦게 나를 찾아온 데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만 들으려 온 게 아닐 것이다.
분명 다른 중요한 일이 있는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내일 다시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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