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5장 본적 없는 겁니다
“아까는 이런 말씀 없으셨잖아요.”
동하린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고 가방을 건네려던 손이 잠시 주춤했다.
나는 담담한 표정으로 정재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말씀하신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이 동영상을 찍었다는 사실을 부인한다는 말씀인가요?”
정재현은 이마를 잡고 웃으며 말했다.
“내 나이가 곧 70입니다. 머리도 그렇고 기억력도 그렇고 다 예전 같지 않아서 그날 누굴 만났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이 영상 속 목소리도 합성인지 모르죠. 듣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그게 꼭 저라는 증거는 없지 않나요?”
“더구나 이 녀석이 제 휴대폰을 훔쳐서 그런 영상이 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아요.”
정재현은 완전 양아치 짓을 하려는 수작이다.
나는 정재현이 집을 새로 짓고 있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개인 집이지만 그래도 집을 지으려면 몇천만 원은 필요하고 더구나 인테리어까지 한다면?
마을 사람들 모두 똘똘 뭉쳐서 안민혁을 해치려 하는 데는 분명 선동자가 있을 것이다.
마을에 믿을만한 사람 하나 없다면 누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거짓 증언을 하려 할까? 잘못하면 형을 살 수도 있는 일인데 말이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강유정의 가방을 가져오며 말했다.
“돈은 이미 준비되었어요. 저는 진심으로 이번 거래를 하러 왔습니다. 그게 아니었다면 굳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거예요.”
“모두 제 상황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을 거예요. 저는 몸이 좋지 않고 어제도 또 쓰러졌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형사님이 다녀가셨고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의 협업이 잘 이루어진다면 범법하지 않는 전제하에 안전하게 돈을 가져갈 수 있게 해줄게요. 그러면 우리 모두에게 좋은 거 아닌가요?”
나는 알게 모르게 옆에 있는 정민규를 바라보며 말했고 정재현이 잠시 멈칫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가방에서 한 묶음씩 묶인 돈을 꺼내며 말했다.
“어르신이 이 나이에 이렇게까지 하시는 건 모두 자손들을 위해서 그러는 거 아닌가요? 어르신은 마을 이장님이고 마을 사람들도 모두 어르신을 믿고 따르고 있다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