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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장 증거 공개

나는 메시지를 본 후 미간을 찌푸렸다. 이 상황에 안정재가 화를 낼 만한 부분이 대체 어디 있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유씨 가문과의 프로젝트 문제도 잘 해결하고 잘 진행되고 있으니까. 지금 나에게 남은 일이라고는 안민혁을 구하는 일밖에 없다. 나는 여전히 안민혁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만한 자는 안씨 가문 중에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만약 있었으면 안정재는 안민혁이 아닌 그 사람에게 힘을 실어줬을 테니까. 내가 생각에 잠긴 그때 안석민이 사무실 안쪽으로 들어와 내게 말을 건넸다. “할아버지가 본가로 오라고 하시네요.” “그럴 시간 없어요.” 나는 아주 단호하게 거절했다. 예전에 본가로 간 건 그때는 그들이 안민혁의 일에 아주 조금의 관심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도움을 주지 않는 거로도 모자라 유선영을 협박까지 하고 있다. 그렇다는 건 안민혁을 꺼낼 생각이 전혀 없다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쯤 되니 안씨 가문이 뭘 하고 싶은 건지 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혹시 안정재에게 안민혁 말고 다른 손주가 더 있기라도 한 건가? 안석민은 내가 단호하게 거절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지 바로 얼굴을 구겼다. 동하린은 분위기가 갑자기 차가워지자 얼른 그에게로 다가가 말했다. “부장님도 아시다시피 대표님께서는 지금 일 때문에 매우 바쁘십니다. 그러니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할 일을 다 마치면 그때는 제가 대표님을 모시고 바로 본가로 갈게요.” “동 비서님은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요?” 안석민은 평소의 다정하고 부드러운 얼굴을 지워버리고 싸늘한 말투로 얘기했다. “저는 그냥...” 동하린은 이런 얼굴의 안석민은 처음이라 많이 당황한 듯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게다가 직원들 앞에서 대놓고 이런 말을 들으니 자존심이 조금 상하기도 했다. 나는 계정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한 후 고개를 들어 그제야 안석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할 말 있으면 나한테 해요. 애꿎은 사람한테 화풀이하지 말고. 그리고 바쁘다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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