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1장 야반도주
안민혁의 말을 듣자 나도 더는 내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나는 얼른 고개를 돌려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내가 힘든 거 알면 얼른 나와서 회사를 맡아. 신경 쓸 게 너무 많아.”
나는 최대한 내 감정을 컨트롤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안 그래도 마음고생이 심한 안민혁이 나 때문에 속상해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무실 금고가 떠오른 나는 얼른 안민혁에게 물었다.
“전에 석민 씨가 오빠 사무실 금고를 열려고 했었어. 안에 오빠랑 그 여자분 사진이 들어있다면서 말이야.”
“조 변호사님이 오빠한테 얘기했지? 아무래도 수상한 것 같아서 일단은 무시하고 있어.”
그러자 안민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안에 있는 사진은 진작에 버렸어. 그리고 그때도 내가 먼저 간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사진을 찍힌 거야.”
안민혁은 담담하게 모든 사실을 숨김없이 나에게 얘기했다. 그 사진은 얼마 전에 누가 안민혁에게 퀵 서비스로 보낸 사진이었고 그걸 받은 후 바로 금고에 넣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안석민이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는 안민혁조차 알지 못했다.
안민혁 납치 사건을 떠올린 나는 자기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오빠, 어렸을 때 마을 이장님이랑 만난 적 있지? 그렇지?”
내 말에 안민혁은 살짝 인상을 쓰더니 이윽고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누가 희주 너한테 알려준 거야?”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여기서는 말조심해야 하니 대부분 일을 낱낱이 얘기하는 것보다는 내가 알고 있다는 것만 안민혁에게 전달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안민혁의 얼굴에는 어색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다행히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담담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이미 지난 일이라 나도 더는 문제 삼지 않았어. 그런데 그걸로 다른 사람한테 이용을 당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지.”
“대리모 일은 명백히 우리 부모님 잘못이야. 그리고 그때는 나도 어린 나이라 모든 게 내 탓처럼 느껴졌고 부모님께도 늘 죄송한 마음이었지.”
“이 일은 네가 처리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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