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8장 만남
그 순간, 나도 특효약의 존재에 대해 믿어 의심치 않았다.
보아하니 그 특효약이 정말 안민혁을 깨어날 수 있게 할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 두 사람이 이렇게 기고만장하게 나올 수도 없었다.
정희선은 턱을 치키고 나를 바라보더니 다시 안정재를 향해 말했다.
“한 가족끼리 무슨 섭섭하게 조건을 말하겠어요?”
“우리 조카면 민혁의 형님이 될 사이인데, 형님이 되어서 매제 살리는 건 당연한 일이죠.”
그 말에 안정재의 웃음소리가 더 커졌다.
난 고개를 숙여 발끝을 바라보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서로 민낯을 드러낸 사이에도 유씨 가문은 혼인을 포기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유선영이 내 앞으로 걸어와 깔보듯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전에도 말했다시피 그쪽은 불행을 몰고 오는 사람이에요. 그런 주제에 민혁이랑 결혼하려고 한다고요? 그 욕심이 민혁이를 저 침대에 눕게 한 거예요.”
“오직 내 오빠만이 민혁이 살릴 수 있으니 민혁이한테서 떨어져요. 그러면 민혁이도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 수 있을 테니까요.”
“정말 민혁이를 사랑한다면 안씨 가문, 그리고 안후 그룹을 떠나세요. 다시 내 자리 넘보지 말고요.”
난 천천히 고개를 들어 기고만장해하는 그 시선을 마주했다.
“민혁이가 왜 사고가 났는지 유씨 가문은 정말 모르세요?”
유선영은 연기를 잘 못하는 편이었고 난 유선영의 시선에 번진 당황한 모습을 빠르게 눈치챘다.
그러나 유선영은 또 턱을 치키며 말을 이었다.
“알죠. 나랑 약혼을 취소하고 행운이 떨어진 거예요.”
유선영은 나를 무시하고 또 안정재를 향해 걸어갔다.
“할아버지, 손자는 민혁이 하나뿐인데 이렇게 영영 일어나지 못하게 내버려둘 건 아니죠?”
“민혁이 치료 잘 받아봤자 식물인간으로밖에 살지 못한다는데 안씨 가문에서 식물인간을 후계자로 내세울 수는 없지 않겠어요?”
안정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시선은 날카로워졌다.
안석민이 앞으로 다가가 유씨 가문 모녀를 냅다 엘리베이터 안으로 밀어 넣었다.
“다시 여기 나타난다면 얼마 남지 않은 협력도 모두 끊어버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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