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9장 지고지순
내 신분 유출을 막기 위해 배진욱은 약속 장소를 회사 부근의 카페로 잡았다.
근무 시간이라 재연 그룹 직원들이 자주 오지 않았고 난 스타일링이 확 바뀌어 다른 사람이 쉽게 알아보지도 못했다.
오늘 이 자리에 배진욱은 홀로 나왔다.
배진욱은 뭐가 그렇게 바쁜지 계속 통화를 하다가 자리에 앉기 전에 통화를 종료했다.
“두 분이 날 이렇게 급하게 찾으신다는 건 협력하기로 결정하신 건가요?”
배진욱은 기분이 퍽 좋아 보였다. 마치 자기 뜻대로 될 거라 확신하는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해 최근 몇 년 동안 재연 그룹의 성장은 눈에 띄게 좋았고 내가 죽고 배진욱 이미지도 많이 회복되었다.
재연 그룹이 점점 커질수록 배진욱이 손에 쥔 지분은 많아졌고 당연히 이 업계에서 손꼽는 사람으로 되었다.
안석민은 날 빤히 바라보았고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배 대표님 도움이 필요합니다.”
배진욱은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더니 말을 이어 하라며 손짓했다.
그래서 난 오늘 배진욱을 만난 이유를 설명했고 배진욱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래서 날 찾아온 건 안민혁 대표 때문이라는 말이죠?”
“네.”
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어쩌면 배진욱이 질투할지도 모르지만 우린 각자 새로운 사람이 생겼으니 굳이 질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배진욱을 잘 알고 있었다. 배진욱은 자신의 것을 쉽게 놓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난 이제 배진욱의 사람도 아니고 더 이상 날 잡을 수 있는 명분도 없었다.
배진욱은 언짢은 얼굴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안 대표님은 이 약이 없으면 바로 위험한 상황인가요?”
“그런 건 아닙니다.”
안민혁의 상황은 기밀이었으니 난 쉽게 다른 사람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그 말에 배진욱은 웃음이 터졌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무슨 상황인지 잘 알 것 같네요. 안 대표님이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이렇게 날 찾아오지도 않았겠죠.”
“안 대표님이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이렇게 잠잠하지도 않을 거고요.”
“그리고 로아 대표님도 아시겠지만 유씨 가문을 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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