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7장 나 떠나
다들 똑똑한 사람들이라 알아들을 거라고 믿었다. 디자인 업계에서 표절하는 건 흔한 일이라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유선영이 그 디자인을 누구한테 줄지는 모르지만, 누구한테 주든 어리석은 짓이다.
서유나가 신고하기만 하면 그 디자인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대략적인 업무 브리핑을 마치고 다시는 안 와도 된다는 걸 실감한 나는 다시 방으로 돌아와 개인 소지품을 정리했다.
안민혁이 이곳에서 일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조금은 슬퍼졌다.
화이트, 블랙, 그레이 매치는 너무나도 안민혁 스타일이었다.
예전에 영상 통화할 때 안민혁은 여기에 앉아 있었다. 의자에 앉아 셀카를 몇 장 찍어보았다.
역시 키 큰 안민혁과는 사진 각도부터 많이 달랐다.
전에는 서로 다른 나라에 있었지만, 자주 대화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젠 그럴 일이 없을 것이다.
깨어있는 몇 년 동안 안민혁 성격에 연락하고 싶으면 진작 했을 것이다. 동하린 핸드폰을 사용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안민혁은 지금 자주 혼수 상태에 처해있고 몸조리도 해야 하니 유씨 가문을 떠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코를 훌쩍거리며 내 물건들을 가지고 떠났다.
국내에서의 마지막 날은 푹 쉴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어르신이 보낸 사람이 이른 아침부터 강유정 집 밑에 와 있었다.
오늘부터 출근하지 않는다는 걸 안 강유정은 일찌감치 소여름을 내 품속에 밀어 넣었다.
아직 잠에서 덜 깬 나는 조심스럽게 소여름을 안고 있었다.
10분도 안 돼서 강유정은 다시 돌아와서 소여름을 안아가면서 말했다.
“너 전생에 안민혁한테 큰 빚을 졌나 봐. 이번 생엔 그 빚을 갚으러 온 거고.”
“안씨 가문 차가 도착해 있으니까, 얼른 준비하고 내려가.”
멍을 때리고 있자니 강유정이 날 침대에서 일으켜 세웠다.
“내일이면 떠나는데 아직 해결할 게 남은 거면 오늘 다 처리해.”
“안씨 가문도 의리는 있으니까 별일 없을 거야. 걱정 마.”
강유정은 나보다 안씨 가문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듯했다.
나는 대충 정리하고 내려갔다.
어르신의 비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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