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9장 그렇게 빨리 죽지 않아요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날이 밝았다. 다크서클이 심각한 이시연은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가씨, 깨셨어요? 드디어 열이 내렸네요. 물 좀 마실래요?” 잠긴 목소리를 들어보니 밤새 나를 지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냉큼 물 따르러 가는데 몰래 눈물을 훔치는 것이다. 어제 너무 갑작스레 기절하는 바람에 깜짝 놀란 모양이다. 다행히 내 말대로 다른 사람을 찾아가지 않고 해열제만 먹인 것이 다행이다. 만약 내가 병원까지 실려 갔다면 모두가 내가 아직 출국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수도 있었다. 유씨 가문은 물론 배진욱까지 소란을 피우면 어떻게 감당할 수가 없었다. “아가씨, 뭐 좀 드실래요? 어제 음식이 아직 남았는데 좀 더 할까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승혁 씨한테는 집에서 자료를 정리하고 있으니까 곧 회사에 갈 거라고 전해주세요. 이 일을 절대 말하면 안 돼요. 알겠죠?” 이시연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통화하러 갔다.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는데 온몸이 부서진 듯한 느낌이었다. 검사를 받은지 며칠도 안 지났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나는 내가 왜 갑자기 이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 손을 뻗었는데 핏기가 없는 것이 딱봐도 환자의 손이었다. 재발 횟수가 많아지면서 나는 이제는 그렇게 두렵지 않았다. 해야 할 일도 거의 끝나가는데 죽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힘껏 머리를 흔들면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마땅한 수업을 찾으려면 강유정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갑자기 뜬 뉴스에 내 손가락은 멈칫하고 말았다. [안민혁 퇴원, 결혼과 가까워지나?] [유선영, 안민혁과 함께 퇴원.] 일련의 기사 제목에 나는 못 본 척할 수가 없었다. 지금은 마치 모든 사람이 이 두 사람의 결혼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았다. 심지어 이 둘한테 팬이 생기기도 했다. [너무 부러워. 선남선녀잖아. 역시 사랑은 우여곡절이 있어야 해.] [이번에도 유선영이 약혼남인 안민혁을 구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정말 둘이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