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0장 아직 살아있어요
조정원의 말은 계속 내 귓가에 맴돌았다.
비록 평소에는 안민혁을 만날 일은 없었겠지만 전체 부서 회의에서는 무조건 만나게 되어있었다.
안민혁도 깨어난 지 오래되었는데 회사 일에 관해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의 성격대로라면 내가 국내에 와서 그를 도와 회사를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최소한 이전의 관리 흔적을 살펴봤을 것이다.
그런데 한번도 나타난 적이 없었다.
사무실로 돌아간 나는 여전히 시름이 놓이지 않았다.
시간을 확인해 보았는데 안소연 쪽은 새벽이라 굳이 연락하지 않았다.
핸드폰을 들춰보다 그래도 안석민이 제일 믿음직스러웠다. 하지만 나는 또 안씨 가문에게 내가 아직 국내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아 한순간 안민혁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동하린에게 연락했다간 그녀도 해고될 수 있었기에 그렇게 되면 안민혁을 위해 심부름해 주는 사람조차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저번에 동하린이 나에게 연락하지 않았던 것도 아마도 이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이때 카톡 알림 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유지호가 나에게 문자를 보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여전히 여러 가지 데이터가 들어있는 문서였다.
너무나도 전문적인 용어라 알아보지도 못했고, 보고싶지도 않았다.
막 카톡을 꺼버리려던 찰나, 나는 멈칫하고 말았다.
안민혁을 치료해 준 사람이 바로 유지호인데 그보다도 안민혁의 상황에 대해 더 잘 아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고민 끝에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지호 씨, 죄송한데 이 데이터들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만나서 직접 설명해 줄 수 있을까요?]
유선영의 사촌오빠인데 나를 만나주지 않을까 봐 내심 불안했다.
특히 그가 유선영에게 내가 아직 국내에 있다고 말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 더욱더 불안했다.
문자를 취소하려고 하는데 마침 그가 약속 시간과 장소를 보내왔다.
[저녁 9시에 그린 호텔 301호에서 만나요. 해산물 볶음밥을 먹죠.]
성의 없는 답장에 나는 어이가 없었다.
소성진보다도 더 차가운 그의 얼굴을 떠올리다 보니 이것이 아마도 의사의 일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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