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0장 죽은 사람

내가 계속 고집을 부리자 강유정은 결국 나와 함께 약혼식에 참석했다. 약혼식은 정말로 웅장했는데 내가 알만한 회사의 사장들이 모두 참석했다. 또한 안씨 가문과 사이가 좋은 많은 사람들 역시 왔다. 나는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늘 나는 눈에 띄지 않게 입었지만 유선영은 나를 한눈에 알아보더니 나를 향해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턱을 들어 올렸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니 네 명의 보디가드가 한 남자와 한 여자를 호위하며 다가오고 있었다. 이내 사회자의 소개를 통해 그 사람들이 안민혁의 부모님임을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의 표정은 좋지 않았는데 안민혁의 어머니는 화장을 했지만 피로를 감출 수 없었다. 안민혁의 아버지도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고 걸음걸이도 약간 떨렸다. 두 사람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좋지 않은 일들이었을 것이다. 그들이 등장하자마자 나는 안준혁이 벌떡 일어서서 유선영의 어머니를 분노에 찬 눈으로 바라보고는 곧장 회장을 나가는 것을 보았다.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적어도 유씨 가문이 안민혁의 부모님을 회장에 데려온 것을 배후의 사람이 모르는 것 같았다. 다행히도 상대방이 모르고 있기 때문에 안씨 가문에게 기회가 있었다. 안준혁이 사람들을 데려온다고 해도 그때쯤이면 안씨 가문이 이미 사람들을 구출했을 것이다. 안석민과 이승혁도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나는 회장에 내가 모르는 많은 보디가드들이 들어온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비록 그들은 평범한 차림을 하고 있었지만 표정에서 그들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나는 거의 본능적으로 곧 무슨 일이 일어날 것임을 알아채고 자세를 바로 했다. 유선영은 기분이 좋은 듯 안민혁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녀가 나를 바라보는 눈에는 조롱이 가득했는데 마치 나에게 그녀가 승리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연기할 때는 제대로 해야 하는 법이기에 나는 당연히 슬픈 표정을 지었다. 유선영이 경멸하는 표정으로 입을 삐죽이며 옆 사람에게 고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