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7장 연루
유지호의 말에 난 드디어 안심했고 고개를 돌려 관심을 보였다.
그러자 이시연이 빠르게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
“지호 씨 말이 맞아요. 경찰 측에서도 핀홀 카메라를 확인했다고 그러더라고요.”
“상대는 몰래 뭔가를 촬영해 협박하고 돈을 뜯어낼 계획이었는데 희주 씨와 최지연 씨의 사건을 촬영하게 된 거예요. 그 사람만 찾으면 희주 씨 결백 증명할 수 있어요.”
난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고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난 가해 혐의를 받고 있었지만 경찰은 실질적인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최지연은 사망했지만 나도 거의 죽을 위기에 놓였으니 그 누구도 무사하지 못한 결말이었다.
하지만 고작 시한부의 발길질에 목숨을 잃은 최지연이 좀 더 불쌍하다 할 수 있었다.
며칠 뒤 소유진이 병문안을 왔고 난 드디어 자리에 앉아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그러니까 혼자 다니지 좀 마. 앞으론 옆에 꼭 사람 붙이고 다녀.”
“아니면 차라리 에덴국으로 돌아가든지. 거기엔 소연이가 널 챙겨줄 수 있고 국내엔 적이 너무 많아.”
난 그날 만난 최씨 가문과 안씨 가문, 그리고 유선영의 얼굴이 떠올랐다. 다들 나에 대한 원한이 많아 보였고 모두 내가 죽길 바라고 있었다.
소유진은 소씨 가문이 모든 사람을 동원해 카메라 주인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 사람도 보통은 아닌지라 카메라 사각지대로 다녀 별다른 특별한 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경찰도 약혼식 참석자에서 의심되는 사람 몇 명을 추렸을 뿐이었다.
아직은 별다른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지만 난 다른 혐의자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내가 다시 의식을 되찾았을 때도 안민혁은 보이지 않았다.
이번엔 배진욱과 서유나가 병실을 찾았고 난 일부러 안민혁을 입에 올렸다.
“민혁 씨가 회사 일로 널 찾아올 시간도 없으니 좀 서운하지?”
배진욱은 진지한 얼굴로 농담했고 서유나가 옆에서 눈짓해도 모르는 척 외면했다.
“희주야, 내가 전에도 말했었지만 민혁 씨는 너와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야. 그 사람은 짊어져야 할 짐이 너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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