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9장 바둑
강유정이 병실을 떠나고 안민혁이 안으로 들어섰다.
잔뜩 피곤이 묻어난 얼굴을 보며 난 너무 마음이 아파 눈시울이 붉어졌다.
안민혁을 알고 지낸 순간부터 안민혁은 수많은 일들에 휩싸여 제대로 쉬지 못했었다.
가족, 가문, 회사 일도 모자라 이제 내 걱정도 해야 했다.
난 안민혁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 빠르게 고개를 숙여 눈물을 숨겼다.
“급한 불은 다 끈 거예요? 어떻게 날 보러 다 왔어요?”
“피곤해서 쉬려고 왔어.”
안민혁은 자연스레 외투를 벗더니 바로 소파 위로 누웠다.
날 향해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이는 안민혁을 보며 난 속이 말이 아니었다.
예전에는 안민혁이 늘 오늘처럼 날 보살폈었다. 그리고 안민혁이 쓰러졌을 때는 내가 잠시 소파에서 지냈었다.
왜 항상 우리 두 사람은 대부분의 시간을 병실에서 환자와 보호자로만 지내야 하는 걸까?
그러다가 내 검사 결과를 떠올리며 난 더 마음이 무거워졌다.
안민혁의 외할아버지와 할아버지 모두 나와 안민혁의 만남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린 결국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이런 내 기분을 느낀 건지 안민혁이 다시 내 곁으로 앉더니 조심스레 손을 잡았다.
“걱정하지 마. 너만 무사하면 난 괜찮아.”
“회사는 어떻게 든 방법이 있을 거야. 네티즌들이 그러는 거야 뭐 하루이틀 지나면 다 잊어버릴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안민혁은 당당하게 말했지만 난 그 목소리에서 불안함이 느껴졌다.
예전의 안민혁은 여론을 확인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뭔가 달랐다.
난 안민혁의 손을 꽉 쥐며 말했다.
“그래서 선영 씨랑 다시 약혼할 거야? 그렇지?”
안민혁은 대답 대신 내 손을 꽉 잡았다.
그 순간 난 유씨 가문이 손에 쥔 약점이 정말 평범하지 않다는 게 느껴졌다. 이젠 안민혁도 고분고분 말을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 안민혁 부모님이 유씨 가문의 손에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냈다는 걸 떠올리며 난 심장이 떨려왔다.
다행히 무사히 돌아왔으니 망정이지, 정말 큰 일이 날 뻔했었다.
난 더 이상 이런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아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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