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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5장 초대장

이시연은 말주변이 없었고 예전에도 말수가 적은 편이었다. 그러나 친해지고 보니 꽤 귀여운 사람이었고 다정하고 다른 사람을 많이 챙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이 의도적으로 부탁을 하지 않았다면 이시연은 내게 굳이 말을 숨길 필요가 없었다. 이시연의 얼굴은 점점 더 붉어졌고 대체 말을 꺼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고 있었다. “시연 씨, 저도 시연 씨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내게 말을 꺼내지 않는 게 나를 위하는 거로 생각하는 것도 이해해요.” “하지만 내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다가 또 봉변을 당하게 된다면 어떡해요? 내가 뭐라도 알고 있는 게 맞설 힘이 되지 않을까요?” 난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 이시연을 간절한 얼굴로 바라봤다. 모든 사람이 내게 숨기고 있는 내용이라면 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닐 것이다. 이시연은 병실 밖을 살피다가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조용히 내 침대 옆으로 걸어왔다. “희주 씨, 우리가 비밀로 하는 건 희주 씨 회복에 문제가 생길까 봐 그러는 거예요.” “몸에 무리가 가면 안 되니 부디 평정심을 유지해 주세요.” 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또 무슨 사건이 터졌음을 예감했다. 이시연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핸드폰을 꺼내 들었고 트위터를 눌러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바로 안민혁과 유선영의 웨딩 사진이었다. 난 손이 점점 굳어지고 있었다. 두 사람이 웨딩 촬영을... 내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지내는 동안 웨딩 촬영을 했다는 생각에 난 심장이 식어가고 있었다. 이시연은 빠르게 내 손을 잡고 핸드폰을 뺏어갔다. 그제야 난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다시 약혼할 거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어요.” 난 정말 알고 있었다. 유씨 가문이 안민혁 부모님의 약점을 쥐고 있었고 그건 마약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있을 것이다. 부모님, 그리고 안씨 가문을 위해서라도 안민혁은 어쩔 수 없이 복종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입장을 바꿔 나였다고 해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기에 난 안민혁을 탓할 수 없었다. 난 안민혁에게 도움이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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