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6화
수현은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지만 곧 꾹 참았고 낮게 숨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은수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갑자기 말할 수 없는 흥분을 느꼈다.
"왜, 방금 신음 소리 잘 내던데, 다시 내봐."
수현은 힘껏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그제야 은수가 영락없는 변태였음을 발견했는데, 뜻밖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을 괴롭히는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었다니.
수현이 굴복하려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은수는 몸을 숙여 그녀의 상처에서 스며든 핏방울을 깨끗이 핥았다.
피비린내 나는 냄새가 입안에서 퍼지자 그의 차가운 검은 눈동자는 핏빛으로 물들었다.
수현은 그의 눈에 비친 광기를 보고 갑자기 공포를 느꼈고 얼른 발버둥치며 손을 내밀어 은수의 머리를 세게 밀어냈다.
그녀는 방금 은수가 자신을 죽이고 자신의 피를 빨아 그녀의 살을 조금씩 먹을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남자는 악마였다!
은수는 방비하지 않아 수현에게 밀려 비틀거리며 바닥에 넘어졌지만 개인 비행기에는 두꺼운 카펫이 깔려 있어 다치지 않았다.
수현은 놀란 사슴처럼 옷으로 가슴을 덮은 다음 사람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갔다.
그러나 겨우 몇 걸음 달리다 은수는 손을 번쩍 내밀어 수현의 발목을 덥석 잡았고 억지로 자신을 앞으로 끌고 갔다.
"왜, 도망가고 싶어? 남의 품에서 그렇게 얌전한데, 내 앞에서 오히려 엄살을 부리는 거야?"
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으므로 은수는 더는 수현에게 탈출할 기회를 조금도 주지 않았고, 그는 절대로 그녀가 도망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안 돼요, 하지 마요, 살려줘요!"
수현은 말할 수 없는 공포감을 느꼈다. 비록 은수에게 눌려 움직일 수 없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큰 소리로 구조를 요청했다.
은수는 그녀의 시끄러운 고리에 심란했고, 망설임 없이 고개를 숙여 그가 듣기 좋아하는 말을 영원히 할 수 없는 수현의 입을 막았다.
뜨거운 입술은 포악하게 약탈하기 시작했고, 은수는 기분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키스를 하고 있다기보다는 남자가 일방적으로 수현을 갉아먹고 있다는 표현이 더 알맞았다.
입술의 통증은 수현을 더욱 놀라게 했고 그녀는 손을 뻗어 끊임없이 은수의 가슴을 밀쳤다.
그러나 그녀의 힘에 은수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더니 고개를 숙여 수현의 가녀린 목을 힘껏 물었고 마음속의 분노는 그로 하여금 깊은 흔적을 남기게 했다.
남자가 자신의 목 근처의 대동맥에 머무는 것을 느끼자 수현의 몸은 경직되었다.
그녀는 은수가 미쳐서 자신의 대동맥을 물어 그녀의 시체를 비행기에서 던질까 봐 두려워 감히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수현이 두려움을 느낀 듯, 몸부림을 멈추고 온몸이 뻣뻣해진 것을 보고 은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이제 무서운 줄 안 거야? 알고 있으면 좀 얌전하게 있어!"
수현은 마음이 짠했다.
"이 세상에 당신 말 잘 듣는 여자가 그렇게 많은데, 당신은 손을 흔들기만 하면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당신에게 꼬리를 흔들며 다가갈지 모르잖아요. 기왕 이렇게 된 이상 왜 꼭 나여야만 하는 거죠?"
은수는 멈핏했다, 왜 꼭 그녀여야만 하는 것일까?
그건 그도 잘 몰랐는데, 다른 여자들에게 그는 전혀 이런 관심이 없었다.
이 여자는 분명히 그를 배신했고, 또 그렇게 추악한 일을 저질렀지만, 그는 여전히 그녀에게 이런 충동을 느꼈다.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엄습하자 은수는 더 이상 수현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는 방금 핏자국을 닦는 데 사용한 수건으로 그녀의 입술을 막은 다음, 마치 무언가에 복수하는 것처럼 아무런 연민 없이 그녀의 몸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