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1105화

은수는 오만하게 가볍게 웃었다. 수현은 그가 자신을 경멸하고 있는지, 아니면 비웃고 있는지를 분간할 수 없었다. 아무튼 이런 느낌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몸을 가릴 수 있는 옷을 입고 있어도 그녀는 자신이 지금 알몸과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전에 온은택 앞에서도 이런 순진한 척 한 거야? 어쩐지 그 남자는 그 모양 그 꼴로 됐는데도 나와 맞설 생각을 하더라니." 수현의 안색은 붉어졌다. 그녀는 자신과 은택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고, 그에게 더 이상 말도 안 돼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헛수고라는 것을 알았다. 이 남자의 고집으로는 영원히 이 점을 믿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여기에는 또 다른 사람이 있었으니 수현은 그와 다투어 다른 사람에게 조롱을 당하고 싶지 않아 침묵만 지켰다. 그러나 수현의 침묵은 은수를 기쁘게 하지 않았고, 그는 오히려 그녀가 양심이 찔려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차갑게 웃었다. "바로 이 두 부위에 문신해줘, 나의 이름은 좀 선명하고 눈에 뛰게 하고. 앞으로 또 다른 눈에 띄지 않는 파리가 날아오지 않도록.» 말이 끝나자 은수는 몇 걸음 물러서서 한쪽에 앉아 조용히 이쪽을 바라보았다. 문신하는 여자는 이 상황을 보고 대충 그들의 사이에 무슨 일 있었는지 짐작이 갔다. 수현의 눈빛을 보면 그녀는 자꾸 수현에게 무슨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고 느꼈지만 자신은 필경 남이었으니 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해 말을 많이 하기도 어려웠다. 그리하여 그녀는 은수가 말한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이름에 불과하기 때문에 복잡한 디자인이 필요 없었고, 여자는 종이에 몇 가지 글씨체를 정리한 다음 은수더러 고르라고 했고, 자신은 수현에게 문신을 하기 시작했다. 소독 후, 여자는 도안대로 그녀의 피부를 한 땀 한 땀 찌르며 검은색 도안을 뽀얀 피부에 조금씩 인쇄했다. 수현의 피부는 비교적 연약하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약간 빨갛게 부어올라 침을 찌를 때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느꼈지만 수현은 이를 악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은수 앞에서 자신의 무기력함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인지 가슴 문신이 끝날 때,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여자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또 수현의 피부를 다시 보았다. 확실히 빨갛게 부었다. 어떤 사람들의 피부는 비교적 연약했고, 또 수현이 문신에 비교적 민감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녀는 잠시 멈추고 은수를 바라보았다. "알레르기가 좀 있는 것 같은데, 나머지는 다음에 다시..." "아니요, 한 번에 끝내면 돼요." 수현은 여자의 호의라는 것을 알면서도 망설임 없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러나 은수는 절대로 그녀를 봐주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넘어가도 다음이 있을 것이다. 이런 모욕은 한 번이면 충분했고, 그녀는 더는 다른 사람 앞에서 옷을 벗고 은수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은수는 원래 수현의 부은 피부를 보고 승낙하려고 했지만, 수현의 그 고집스러운 표정을 보고 그의 관심은 갑자기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이 여자는 그의 앞에서는 오히려 강직했다. 기왕 이렇게 된 이상, 그는 그녀를 만족시킬 것이다. "그녀 자신도 두려워하지 않는데, 넌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계속해!" 은수가 차갑게 입을 열자 여자는 어쩔 수 없이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지났는지 두 개의 문신이 다 되었고, 은수는 그제야 다가와 수현의 몸에 있는 두 개의 그에게만 속하는 낙인을 만족스럽게 바라보았다. "먼저 앞에 가 있어." 문신사는 일어서서 수현을 동정하며 쳐다보더니 곧 몸을 돌려 떠났다. 수현은 고통을 참으며 옷을 가져와 입으려 했지만 은수는 갑자기 그녀의 손을 잡고 방금 문신한 자리를 세게 눌렀다! 심한 통증이 전해오자, 핏방울은 전에 남긴 작은 바늘구멍을 따라 배어 나왔다.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