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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은수가 그래도 자신의 말을 듣는 것을 보고 미자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수현 그 여자가 은수의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는다면 그는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다행히 그 여자는 이미 은수의 생활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 방안에서. 약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약물의 부작용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고, 수현은 머리가 어지럽고 눈이 점점 감겼다. 수현은 이렇게 빨리 잠들고 싶지 않았다. 그녀도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아직 묻고 싶은 일이 있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약물의 작용을 막아내지 못하고 천천히 침대 옆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은수는 문을 열자 수현이 침대머리에 기대어 잠든 모습을 보았다. 잠든 수현은 평소처럼 날카롭게 그와 맞서지 않았고, 그 잠든 얼굴은 천사와도 같았다. 비록 작은 상처와 붉게 부은 눈은 그리 아름답지 못했지만 가련한 모습을 조금 더했다. 수현의 이런 모습을 보고 은수도 소리를 내어 그녀를 깨우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걸어가더니 손을 수현의 볼에 놔두었다. 잠결에 수현은 누군가가 그녀에게 다가와 자신을 만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현은 잠에서 깨어나려고 발버둥쳤지만 해열제의 수면성분으로 깊은 수면상태에 들어섰기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을뿐 깨어날 기미가 전혀 없었다. 수현은 누군가가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고 있는 것을 느꼈고, 그 손은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수현이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이튿날 아침이었다. 수현이 깨어난지 얼마 안되어, 은수가 왔다. 남자는 외출한 옷으로 갈아입었고 아주 준수하게 보였는데, 이곳에서 그녀와 말다툼하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 이는 오히려 수현을 많이 홀가분하게 했다. 현재 은수의 존재는 그녀에게 있어서 매우 큰 압력을 의미했기에 그녀는 은수가 매일 할 일이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곳에서 그녀를 괴롭히지 바랐다. 은수는 수현의 눈을 보고, 그녀가 어제보다 기분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눈썹을 들었다. 그는 수현이 며칠은 더 그와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화가 나면 또 단식투쟁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이렇게 빨리 현실을 받아들였다니. "기분 좋은가 봐?" 은수가 담담하게 물었다. "설마 내가 계속 눈물을 흘릴 줄 알았어요? 그렇게 해서 당신의 마음을 약하게 할 수 있다면 해 볼만 하죠." 수현도 오히려 차분하게 대답했다. 한잠 자자 그녀의 몸은 많이 좋아졌고, 정신도 많이 들었기 때문에, 반응이 빨라졌다. 지금 그녀는 은수의 손에 있으니 마치 작은 개미와도 같았다. 게다가, 엄마는 그에 의해 통제되고 있어 어디에 있는지 몰랐으니 은수를 화나게 하는 것은 그녀에게 조금의 이익도 없었고 차라리 힘을 좀 절약하고 체력을 잘 보존하여 도망갈 기회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은수는 수현의 태도에 왠지 모르게 초조했지만 그녀의 말은 확실히 맞았기 때문에 남자도 화를 내지 않았다. 잠시 후, 코코는 쟁반 하나를 들고 방으로 들어왔고, 그 위에는 여전히 담백한 죽 한 그릇과 약이 있었다. 이번에 수현은 순순히 음식과 약을 먹은 다음 그로 하여금 조금도 흠을 잡을 수 없게 했다. 은수는 순순히 협조하는 수현을 보면서 말할 수 없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수현이 단지 신체적으로 굴복했을 뿐, 정신적으로는 아예 자신을 가두어 그와 어떠한 교류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또 자신을 비웃었다. 그가 전에 원한 것은 바로 이게 아니었는가? 왜 지금은 오히려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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