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7화
유민이는 순간 밥을 먹고 싶지 않아졌다. 은수와 다른 여자가 다정하게 있는 것을 보면, 그는 또 어떻게 입맛이 있겠는가?
유민이 안 가겠다고 하려할 때, 유담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우리 일단 옷 갈아입고 이따가 내려올게요."
하인은 원래 이 두 도련님의 까칠한 성격으로 자신을 거절할까 봐 걱정했는데, 그때 가서 그는 아마 사모님의 꾸지람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뜻밖에도 거절하지 않았다니, 그리하여 하인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 먼저 내려갈게요.»
유담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가 떠나는 것을 보고 유민을 끌고 방으로 돌아왔다.
유민은 유담의 대답을 다소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연설에 대해 아무런 호감도 없었고 이런 사람과 밥을 먹는데 흥미가 없었다. 하물며 당초에 이 여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와 어머니의 감정은 괜찮았는데, 그녀가 오자마자 그들은 많은 말다툼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들 한가족 모두 갈라졌고, 화목했던 가정이 연설 때문에 흩어졌다는 것을 생각하니 유민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정말 가겠다고? 난 그 여자를 보고 싶지 않아..."
"나도 그 여자를 좋아하지 않지만, 너는 그녀가 여기에 온 것이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무엇 때문이라고? 유민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여자의 표정을 보면 여기로 시집오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그래, 나는 그 여자 뜻대로 되지 못하게 할 거야. 아빠와 엄마 사이의 분쟁은 모두 그녀 때문에 일어났고, 지금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엄마와 헤어졌지만 그녀는 오히려 거들먹거리며 여기로 들어올 생각을 하다니. 난 그녀가 이렇게 득의양양하는 꼴 못 봐."
유민이는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 여자는 남의 가정을 망친 내연녀였고, 이렇게 보면 그녀가 행복한 모습을 지켜보는거야말로 가장 괴롭다.
"이따 우리는..."
유담은 유민의 귀에 다가가 작은 소리로 말했고, 잠시 후 두 사람은 토론한 결과를 얻은 뒤 함께 계단을 내려갔다.
식탁에 도착하자 어른 몇 명은 이미 앉았고, 미자는 어른으로서 주위에 앉았고, 은수는 그녀의 요구에 연설 옆에 앉았다.
유담은 유민을 끌고 도착한 후, 이 장면을 보고 참지 못하고 입을 삐죽거렸다. 그녀는 정말 자신의 목적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 아빠와 엄마는 헤어진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 여자는 이렇게 급하게 공세를 펼치다니.
오늘 특별히 그들을 불러온 것도 아마 그들이 많이 접촉하고 나중에 그녀를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한 거겠지?
안타깝게도 이것은 불가능헸다.
유담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마음의 분노를 누르고 예의 바르게 몇 사람을 향해 인사를 건넸고, 유민도 마찬가지였다.
두 녀석이 나타나 표정은 말할 수 없이 무덤덤한 것을 보고 은수는 마음속으로 말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두 녀석은 여기에 온 이후로 더 이상 밥을 먹지 않는다고 소란을 피우지 않았지만, 얼굴의 웃음도 많이 줄어들었고, 평소의 그런 근심 걱정 없는 모습은 사라져 많이 성숙해 보였다.
아버지로서 은수는 사실 그들이 좀 더 즐겁고 평범한 아이처럼 즐거운 어린 시절을 즐기기를 바랐다.
그러나 미자는 그렇게 많이 관여하지 않았다. 두 아이가 화를 내지 않고 순순히 내려와 밥을 먹는 것을 보고 마음이 매우 뿌듯했고 서둘러 그들에게 연설을 소개했다.
"유담아, 유민아, 연설 이모와 인사해. 그녀는 너희 아버지의 생명의 은인이야. 전에 본 적 없지?"
연설은 이 말을 듣고 얼른 두 녀석을 바라보았다.
"안녕, 유담아 유민아. 처음 봤는데 내가 선물도 안 들고 왔네,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