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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7화 함부로 말하지 마요

이연은 ‘초설’을 보고 또 문소남을 한번 보았다. 마음속에는 의심이 가득 차 있었다. 맛있는 샤브샤브도 이연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지금 이연의 머릿속은 모두 ‘초설’과 문소남 사이에 정말 무언가 있다면 외국에 있는 ‘원아’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연의 마음은 고민으로 가득 차버려 기대했던 샤브샤브도 맛이 뚝 떨어졌다. 이런 끝이 없는 의심을 품은 채 이연은 점심을 다 먹었고, 원아는 얼마 남지 않은 채소와 고기를 보고, 마음속으로 묵묵히 한숨을 쉬었다. ‘좀 많이 준비해서 다행이야. 하마터면 부족해서 난처할 뻔했어.’ T그룹의 점심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보고 원아는 일어서서 먼저 밥상을 치우려고 했다. 이연은 제자리에 앉아서 문소남을 살펴보았다. ‘문 대표는 전혀 초설 씨를 도와주지 않네. 이렇게 보니, 마치 정말 샤브샤브만 먹으러 온 것 같은데, 이 집에서 같이 사는 남자라면 이렇게 가만히 앉아 있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이연은 여전히 확신하지 못했다. 소남은 이연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치채고 시간을 한 번 보고 일어서서 말했다. “점심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이제 회사로 가 볼게요.” 지금 소남의 말은 마치 남편이 아내에게 알려주는 듯한 것 같았다. 원아는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고 그릇과 젓가락을 들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소남은 일어나서 나가려 했다. 이연도 따라 일어서서 소남의 뒤를 따라갔다. 그녀는 ‘초설’이 자신과 문소남의 대화를 듣지 못하게 하기 위해 문을 살짝 닫았다. “문소남 씨,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화난 이연은 더 이상 예의를 차려 소남을 대표님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지금 이연의 마음속에서 문소남은 절친인 ‘원아’에게 있어서 떳떳하지 못한 남자였다. 소남은 거기에 서서 몸을 돌려 이연을 바라보았다. “뭔데 그러죠?” 차가운 말투는 마치 자신이 한 모든 것에 대해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조금도 잘못을 모르는 것 같다. 이연은 콧방귀를 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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