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시신은 이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만큼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
피부 대부분이 썩어 문드러져 있었고 코를 찌르는 악취가 영안실의 공기를 가득 채웠다.
성별조차 쉽게 구분할 수 없는 상태였지만 배성빈은 단번에 그것이 한가을이라는 걸 알아봤다.
시신의 소매 아래로 드러난 팔 안쪽, 썩어 문드러진 살결 사이로 유독 온전하게 남아 있는 옅은 갈색의 흉터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구름 모양을 닮은 그 흔적은 과거 큰 지진이 났던 날 무너진 건물에 긁혀 생긴 것이었다.
그 흉터는 수술로 충분히 지울 수 있었지만 한가을은 끝내 없애지 않았다.
그녀는 늘 그렇게 말하곤 했다.
그 흉터를 볼 때마다 열여덟 살의 배성빈이 용감하게 자신을 품에 안고 건물 아래에서 끝까지 지켜줬는지가 떠오른다고...
만약 배성빈이 없었다면 자신은 흉터 하나 남길 기회조차 없이 죽었을 거라고...
그때 사랑의 증표였던 그 흔적은 지금의 썩어버린 시신 위에 남아 있는 유일한 자국이었다.
...
배성빈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몸은 제 뜻과 상관없이 떨렸고 동공은 급격히 수축했다가 다시 미친 듯이 확장됐다.
입은 벌리고 있었지만 어떤 소리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눈물만은 멈출 줄을 몰랐다. 가만히 두면 저절로 흘러내려 바닥으로 떨어졌다.
곁에 서 있던 경찰이 그를 힐끗 바라보더니 증거 봉투 하나를 꺼내 트레이 위에 올려놓았다.
“사망자의 귀중품은 범인이 가져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에 남아 있던 건 이것뿐입니다.”
배성빈은 뻣뻣하게 고개를 숙였다.
물에 오래 잠겨 새까맣게 변해버린 실 팔찌가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간신히 중심을 잡지 못했다면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을 것이다.
그 실 팔찌는 평범한 붉은 실을 엮어 만든 것에 불과했지만 그 안에는 두 사람의 모든 추억이 담겨 있었다.
열여덟이 되던 해 겨울, 배성빈과 한가을은 공식적으로 연인이 되었다.
그 시절 학교에는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카락 한 올을 실 팔찌에 엮어 선물하면 사랑의 신이 축복을 내려 영원히 헤어지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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