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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오늘 교육 일정 잊지 마.” 휴대폰 너머로 최재현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두 시 십 분이야. 너 아직 회사에 안 왔잖아.” 정서연은 펜을 내려놓으며 담담히 응수했다. “오늘은 안 갈 거고, 앞으로도 안 갈 거야.” “이유는?” 최재현의 목소리에는 눈에 띄는 불쾌감이 묻어 있었다. “더 중요한 일이 있어.” “네가 이미 계약서에 사인한 거 잊지 마.” “그건 제이에스 그룹이 의료 프로젝트에 투자한 계약일 뿐이야. 내가 의료 교육을 맡기로 한 건 그냥 구두 약속이었지.” 그 약속에 따라 해야 할 일은 이미 다 끝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재현은 투자까지 거두며 협력을 포기하려 들 게 뻔했다. 정서연의 단호한 태도에 잠시 침묵이 흘렀고, 이윽고 최재현이 날을 세웠다.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서, 내가 정말 투자 빼면 어떻게 할 건데?” 이번에는 정서연이 몇 초간 가만히 있다가 차분히 말했다. “협력을 그렇게 장난처럼 대한다면, 더더욱 네 순간적인 협박에 굴복할 필요는 없겠지. 어차피 결과는 네 기분 따라 정해질 테니까. 안 그래?” 말을 마친 정서연은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전화를 끊었다. 거만한 목소리를 더는 듣기 싫어 휴대폰도 무음으로 돌려놓았다. 귀가가 드디어 조용해졌지만, 정서연은 오히려 걱정이 밀려왔다. 투자 철회 문제는 병원과 연구 프로젝트팀에 정말 중대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최재현의 협박 섞인 얼굴을 다시 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 앞에서 고개를 숙여 굴복할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정서연은 손에 쥔 펜으로 하얀 종이에 몇 줄을 마구 그어 가며 입술을 꽉 다물었다. 자금은 놓칠 수 없고, 약한 모습을 보일 수도 없다. 그래서 직접 후원을 구해 보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오후에 세미나가 있으니, 시작 전에 몇 분만 내서 교수님께 이 일을 분명히 말하면 될 것이다. 후원을 따내는 일이 쉽진 않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결심이 서자 조금 전보다 배짱이 더 생겼다. 두 시 반, 그녀는 병원에서 가장 큰 회의실 앞에 도착했고,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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