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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두 가지 희귀병을 동시에 앓는 경우는 만 명 중 하나도 나올까 말까 하고, 완치 확률은 사실상 0에 가깝다. 이번에 세미나가 열린 것도 당연했다. 만약 이 환자의 병을 해결할 수만 있다면, 인류 의료사에 커다란 진전을 남기게 될 것이다. 정서연은 가끔 고개를 숙여 메모를 했지만, 대부분은 턱을 괴고 책상에 기대어 흰 스크린 위 슬라이드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유학 시절, 그녀는 바로 이 두 질환이 함께 발병한 사례를 주제로 논문을 쓰고 단기간이지만 연구까지 한 적이 있었다. 진도윤은 여러 논문 속 치료 방안과 해설을 인용했는데, 그중에는 정서연의 논문도 포함되어 있었다. “환자분이 직접 전화를 줬습니다. 해외 주치의가 정서연 선생님을 세미나에 추천했다고 하더군요. 학교 다닐 때 이미 이 분야를 연구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간은 짧았지만, 한 번도 병합 사례가 보고된 적 없는 이 두 희귀병을 다룬 연구로서 결론이 꽤 면밀하고 포괄적이었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정서연 선생님과 많이 상의해 줬으면 합니다.” 이 말이 떨어지자 조용했던 회의실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퍼졌다. “역시 진 교수님 대단하시네. 이렇게 뛰어난 제자를 길러 내시다니.” 누군가 진심 어린 감탄을 내뱉었다. 정서연은 겸손하게 웃었고, 진도윤은 손사래를 쳤다. “그때 정서연 선생님은 해외에 있었습니다. 제가 가르친 게 아닌 전부 본인 실력입니다.” “진짜예요? 듣자 하니 유학할 때 20살쯤이었다던데, 그 짧은 기간에 이렇게 전문적인 논문을 쓸 수 있어요?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네요...” “글쎄, 나는 좀 과장하는 것 같던데. 환자가 정말 요청해서 세미나에 들어온 건지도 모르겠고.” 칭찬과는 다른 수군거림도 작게 이어졌다. 하지만 중얼거리는 사람이 많아지자 몇 마디가 결국 정서연의 귀에 들어왔다. 진도윤도 알아차렸는지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환자 얘기만 해 주세요. 정서연 선생님을 깎아내리는 말은 삼가시면 좋겠습니다.” 권위가 실린 목소리에 불협화음은 곧 잦아들었다. 김성우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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