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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강주영이 찬성했고 정서연에게 밉보인 유경찬도 반대할 용기가 없었다. 딱히 틀린 점도 찾을 수 없었다. 이 방안이 몇 사람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자 자리로 돌아가는 정서연을 바라본 전청호의 눈에 비웃음과 불만이 가득했다. “환자는 내일 병원으로 이송할 예정입니다. 환자에게 정밀 검사 한 번 더 진행한 후에 세미나를 열도록 하죠.” 진도윤이 말했다. “서연아, 단톡방에 공지해 줘. 모두 준비하도록.” 정서연은 진도윤의 학생이자 조교로서 해야 할 일이 적지 않았다. 팀 회의가 끝난 뒤 전청호는 일부러 회의실에서 나오는 정서연을 기다렸다. “만족해? 원장님과 주임님까지 널 지지하니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구나?” 문을 나선 정서연은 빈정대는 전청호의 말을 듣자 걸음을 멈추고 차가운 시선으로 전청호를 바라봤다. “전 주임님, 하늘을 찌를 것 같은 기세는 대체 어떤 건가요? 이번에 세미나를 개최한 것도, 분류한 방안도 모두 그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거라는 걸 잊으신 건 아니죠?” 전청호는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정서연을 바라보았다. “아니라면서 이제 와서 훈계하려 들어?” “이건 누군가의 개인적인 과시 시간이 아닙니다. 전 주임님께서 제 말이 틀렸다고 생각했다면 방금 왜 지적하지 않았죠?” 의아한 눈빛으로 전청호를 바라보는 정서연은 마치 어린아이의 투정을 달래는 어른처럼 보였다. 그 시선에 자극받은 전청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기다려, 정서연! 네가 언제까지 잘난 척하는지 지켜보자고!” 말을 마친 전청호는 성난 듯 돌아서 걸어 나갔다. 정서연은 매우 난감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전청호의 거듭된 도발과 조롱에도 차분하게 대했지만 전청호는 항상 화를 냈다. 유지안이 옆 조제실에서 나오며 혀를 찼다. “전청호에 대한 소문 많이 들었는데 오늘 보니 쪼잔하다는 소문이 거짓은 아닌 것 같네.” 그 말에 정서연은 웃음을 터뜨렸다. 정서연은 병원에서 하루 종일 진료를 봤다. 퇴근 직전 추지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요즘 생활 패턴이 점점 이상해지고 있는 거 알아요? 거기 지금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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