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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차는 금세 도착했다. 점심시간의 레스토랑은 비교적 한산했고 덕분에 분위기는 오히려 조용하고 아늑했다. 은은하게 퍼지는 음악 소리 속에서 두 사람은 구석진 소파 자리를 골라 앉았다. “중식 좋아하시죠? 이 집은 개인 셰프가 직접 요리해서 정말 맛있어요. 지훈 씨 입맛에도 잘 맞을 거예요.” 추지훈이 먼저 말을 꺼냈다. “아직도 내 입맛을 기억하고 있어요?” 그가 메뉴판을 덮으며 미소 짓는 얼굴로 물었다. 표정엔 여유가 감돌았고 기분이 한층 가벼워 보였다. “그럼요. 오늘은 제가 대접하는 자리니까 메뉴는 저한테 맡기세요.” 정서연은 별다른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그녀의 말투와 표정에는 오랜 익숙함이 묻어나 있었다. 그녀는 대표 메뉴 외에도, 추지훈이 예전에 좋아하던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요리들을 몇 가지 더 골랐다. “해외에 오래 있었으니까 제대로 된 중식 못 드셨을 테고 막 귀국하셨으니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순한 걸로 시켰어요.” 정서연은 주문을 마친 후 다정하게 덧붙였다. 그 말에 추지훈의 입가엔 조금 더 깊고 부드러운 미소가 번졌다. 그들이 한창 대화를 나누고 있을 무렵, 레스토랑 입구로 세 사람이 들어섰다. 두 어른 사이에 서 있는 건 네댓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남자아이였다. 정수아와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던 최예준은 문득 발걸음을 멈추더니 눈을 크게 떴다. “저기, 엄마 아니에요?” 작은 손가락이 정서연이 앉아 있는 방향을 가리켰다. 그 말에 최재현의 시선이 무의식적으로 따라갔고 곧바로 정서연에게 고정되었다. 그녀는 어떤 남자와 마주 앉아 밝은 얼굴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미소는 과거 그와 함께 있을 때의 억눌림이나 침묵과는 완전히 달랐다. 지금의 정서연은, 마치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최재현은 그녀의 그런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 아니,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걸지도 몰랐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넋을 잃고 말았다. 지금 그녀의 미소는...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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