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2화
‘설마 나를 뒤쫓아 여기까지 온 걸까.’
그 생각이 스치자 정서연의 가슴에 서늘함이 번졌지만 곧 사라졌다.
최재현을 아는 만큼 그가 직접 미행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 오히려 누군가를 시켜 주소를 알아냈을 가능성이 더 컸다.
어쨌든 최재현이 그녀가 이곳에 산다는 사실을 안 것은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제가 치울게요.”
갑자기 들려온 추지훈의 목소리에 정서연은 깜짝 놀라 손 가까이에 있던 약병을 넘어뜨렸다.
짧은 비명이 튀어나왔지만 약병 뚜껑이 단단히 닫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추지훈은 몸을 굽혀 약상자를 차분히 정리해 주었다.
정서연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머쓱하게 말했다.
“죄송해요, 아까 제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녀는 추지훈의 관자놀이 근처에 남은 멍을 발견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병원에 가서 사진이라도 찍는 게 어때요? 최재현 힘이 만만하지 않잖아요.”
추지훈은 약상자를 닫으며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서연 씨, 그 사람을 꽤 잘 아네요.”
“당연히 알죠.”
정서연이 이런 자신을 비웃는 듯 피식 웃었다.
“우리는 6년을 부부로 지냈고, 거의 매일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잤으니까요.”
그녀는 곧 말을 고쳐 이어 갔다.
“그래도 지금은 이혼했으니 다행이에요. 최재현이 찾아와서 문제를 일으켜도 저는 마음 약해지지 않을 거예요. 지훈 씨가 고소한다고 해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변호해 줄 생각도 없어요.”
마지막 말에는 미안함이 잔뜩 묻어 있었다.
추지훈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최재현이 정말 구속돼서 감옥에 가도 상관없다는 건가요? 그러면 예준이가 큰 충격을 받을 텐데요.”
정서연은 시선을 내리깔고 담담히 말했다.
“예준이가 저를 필요로 한다면 최대한 덜 다치도록 설명하겠어요. 하지만 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최재현이 수감되더라도 크게 영향이 없다는 뜻이겠지요.”
그러고는 미소를 지었다.
“게다가 겨우 시비를 걸었을 뿐인데 감옥까지 가겠어요?”
최씨 가문은 강성 전체에서 뿌리가 깊다. 솔직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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