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1화
강변에는 고운 자갈이 부드럽게 깔려 있었고, 한쪽에는 개성이 돋보이는 작은 가게들이 몇 곳 자리하고 있었다.
넓은 강폭 끝이 눈에 들어오지만, 정서연은 마치 바닷가처럼 탁 트여 있다고 느꼈다.
강성은 해변 도시가 아니지만, 바다를 좋아하는 마음은 아마 강성 사람들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모양이다.
대학 시절, 정서연이 가장 좋아했던 일은 주말마다 바다를 보러 가는 것이었다.
추지훈은 그녀의 뒤를 따라가며 가볍고 자유로운 그녀의 발걸음을 다정하고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어릴 때 저는 여기 자주 왔어요. 가끔은 부모님이 데려오셨고, 가끔은 제가 이모를 데리고 오고는 했죠.”
정서연이 뒤돌아보며 말했다.
“그 얘기는 한 번도 안 했잖아요.”
“아주 오래전 일이에요. 오늘 여기 찾아온 것도 강성이 오랫동안 시내 도로를 안 바꾼 덕분이죠. 안 그랬으면 못 찾았을 거예요.”
추지훈은 농담조로 말하며 정서연과 함께 강가 가장자리까지 걸어갔다.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파도처럼 일렁이는 강물이 두 사람의 신발을 적실 듯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아이들과 부모들의 웃음소리, 장난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이곳에 따스하고 아름다운 필터를 씌웠다.
정서연은 추지훈의 옆에 서서 말했다.
“돌아온 지 며칠 안 됐는데도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았네요. 정말 고마워요, 지훈 씨.”
“어제부터 지금까지 몇 번이나 고맙다고 했는지 알아요?”
추지훈이 그녀를 바라봤다.
“우리 사이에 그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요.”
정서연은 입꼬리를 올렸다.
“알겠어요. 오늘 저녁은 제가 살게요.”
“좋아요.”
추지훈의 목소리에도 옅은 웃음기가 번졌다.
그는 말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거절할 생각이 없었다.
따스한 초봄 햇살 아래, 두 사람은 강가 풍경을 바라보다가 어느새 신발을 벗었다.
스무 살로 돌아간 듯 강가 모래를 밟으며 물장구치듯 한참을 걸었다.
해가 기울자 강바람은 살짝 서늘해졌다.
추지훈이 외투를 정서연의 어깨에 걸쳐 주고, 두 사람은 나란히 차에 올랐다.
창밖 풍경이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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