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3화
역시, 그 한마디가 나오자 정수아의 얼굴빛이 확 달라졌다. 그녀는 멍하니 정서연을 바라보다가 입을 뗐지만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
정서연은 코웃음을 쳤다.
“나는 너희 사이가 그렇게 좋다길래 무슨 일이든 최재현이 다 알려 주는 줄 알았는데?”
“정서연!”
이유현이 날카롭게 막아섰다.
“지금 그런 얘기할 때야? 수아는 너를 걱정해서 온 거야. 꼭 그렇게 말해야 해?”
정수아는 고개를 떨군 채 코를 훌쩍였다.
“유현 오빠, 언니를 탓하지 마. 언니는 줄곧 나랑 재현 오빠 사이를 오해했으니까 화내는 게 당연해.”
이유현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오늘 너를 따라 병원에 오지 않았으면, 서연이가 이렇게까지 오해하는 줄도 몰랐겠어.”
그렇게 달랜 뒤 그는 정서연을 향해 눈살을 찌푸렸다.
“현실은 네가 생각하는 대로가 아니야, 정서연. 언제까지 이렇게 제멋대로 굴 거야?”
정서연은 어이없어 웃었다.
“걱정하러 왔다며? 어쩌다가 비난이 됐지?”
모든 일이 정수아의 손에서 뒤집히면 죄는 늘 정서연에게 돌아왔다.
“분명히 말했지. 별일 없으면 내 일 방해하지 말라고. 여기는 병원이야, 시장이 아니잖아.”
더는 참지 못한 정서연이 얼굴을 굳힌 채 두 사람을 노려봤다.
“엄마!”
그동안 조용하던 최예준이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이모랑 유현 아저씨는 엄마를 위해서 온 거야. 왜 그렇게 말해?”
검은 보석 같은 눈에는 금세라도 눈물이 터질 듯했다.
정서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순진한 최예준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막 입을 떼려던 순간 방 안의 팽팽함을 깨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냐하면 이 사람들은 진짜로 네 엄마를 걱정해서 온 게 아니거든.”
추지훈이 들어와 최예준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네가 보기에는 이 사람들이 정말 네 엄마를 걱정하는 것 같아?”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며 그는 최예준의 팔을 살포시 잡았다. 최예준은 잠시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모가 저한테 엄마 보러 가자고 했어요. 엄마가 괴롭힘을 당했다면서... 이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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