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화
“그러니까 말이에요!”
정서연의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정수아는 목소리에 잔뜩 짜증을 담았다.
“언니가 집을 나가기 전까지만 해도 난 그냥 재현 오빠랑 데이트하고 가끔 예준이랑 놀아주기만 하면 됐다고요.”
하지만 지금은 모든 상황이 달라져 있었다. 활동적이고 장난기 가득한 어린 최예준을 돌보는 일이 온전히 정수아의 몫이 되어버린 것이다.
정태석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내가 처음부터 서두르지 말라고 했잖아. 예준이가 조금 더 자랄 때까지 기다려도 늦지 않을 텐데, 도대체 뭐가 그리 급해서 그렇게 밀어붙였는지 모르겠구먼.”
그러자 박경희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쏘아붙였다.
“당신이 뭘 안다고 그래? 세상에 자기 남편이 다른 여자랑 같은 침대를 쓰는 꼴을 보고도 참을 여자가 어디 있어?”
“기회만 있으면 여자는 반드시 자신이 원하는 남자를 차지하려 들지.”
이는 박경희가 어릴 때부터 정수아에게 끊임없이 강조한 말이었다. 작은 일에 매달려 큰 것을 놓쳐서는 안 되며 설령 뭔가 잃더라도 그것은 일시적일 뿐, 결국엔 반드시 되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확고한 믿음이었다.
박경희는 정수아를 다정히 바라보며 흘러내린 딸의 머리칼을 귀 뒤로 부드럽게 쓸어 넘겨주었다.
“우리 수아가 얼마나 예쁜데. 세상에 너한테 빠지지 않을 남자가 어디 있겠니? 이유현만 봐도 그렇잖아.”
비록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났지만 그녀의 미소만큼은 여전히 젊고 우아했다.
정수아가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며 중얼거렸다.
“엄마도 참... 난 그냥 유현 오빠를 친오빠처럼 생각하는 거라니까요.”
박경희는 딸을 바라보며 아무 말 없이 웃었지만 그녀의 눈빛은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괜찮아. 엄마가 어떻게든 서연이를 다시 별장으로 돌아가게 만들 테니까, 너는 그저 예쁘게 꾸미고 재현이가 그 여자를 쫓아내도록 유혹만 하면 되는 거야.”
“알았어요, 엄마. 이제 그만 좀 해요. 내일 아침에도 예준이를 데려다줘야 한다니까요.”
정수아는 입으로는 투덜거렸지만 이미 입가엔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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