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화
이유현은 아무런 의심 없이 자신을 자연스럽게 이끄는 정수아를 바라보며 가슴이 두근거렸다.
“좋아.”
그는 정수아를 따라 계단을 올라갔다.
2층 침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자 정태석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내를 돌아보았다.
“그래도 둘 사이에 혈연관계가 있잖아. 도대체 당신 무슨 생각이야?”
“약간의 혈연관계라고는 하지만 이미 촌수가 멀어진 지 오래야. 설령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문제 될 건 없어.”
박경희가 별일 아니라는 듯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정태석이 급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유현 집안이 해외에서 일정한 영향력이 있다고는 해도 국내에서는 기반이 전혀 없어. 우리에겐 최씨 가문이 필요하다는 걸 잊지 마.”
박경희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듯 가볍게 응수했다.
“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 당신 입장에선 도와줄 사람이 하나 더 생기면 좋잖아?”
정태석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물었다.
“정말 무슨 생각인 거야?”
“당신이 들은 그대로랴. 정수아가 누구랑 잘 지내든 상관없어.”
박경희는 2층 쪽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유현이가 정말 그런 마음이라면 오히려 최 서방에게 위기감을 줘서 수아와의 결혼을 서두르게 만들 수도 있을 거야.”
박경희의 얼굴에는 승리를 확신한 미소가 번졌다.
정태석은 그제야 아내의 의도를 깨닫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 생각은 알겠어. 하지만 너무 위험하게 줄타기하진 마.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수아만 상처받을 수도 있으니까.”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박경희가 교태를 부리며 웃으며 말했다.
“수아는 내 딸이야. 내가 내 딸을 모르겠어?”
한편, 2층 방 안에서는 정수아가 방문이 닫히자마자 이유현의 손을 놓고 양손을 내밀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
“그래서, 나한테 주고 싶은 게 뭐야?”
이유현은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보며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주머니에 손을 넣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아, 깜빡했네. 여기 있었지.”
그는 웃으며 셔츠 가슴 주머니에서 포장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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